맛도 좋고, 값도 좋은 겨울의 별미 복어 요리집을 만나다. 활참복 사시미는 얇게 저며 큰 접시에 가득 둘렀다. 미나리와 파채를 돌돌말아 모지미오로시 넣은 폰즈에 찍어 먹으면 겨울 별미 중 최고. 수준급이다. 쓴맛 빼고 모든 맛이 들어있는 폰즈에 찍으면 맛이 없는 게 없긴 하지만. 활복사시미를 이 가격에 서울에서 먹을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복껍질 무침은 무채 두께와 크기로 썬 복껍질을 미나리와 양파와 간장소스에 무쳐 요리겸 찬으로 놓는다. 복껍질로 만든 묵, 니코고리는 쪽파를 넣고 폰즈에 올려 살캉하다. 사케 메뉴에 미국산 준마이 켓가이칸 720ml 가 있다. 35,000. 조금 쏘는 맛이 있긴 한데 참복이 다 커버한다. 복불고기는 칼칼하다. 매운 맛을 즐기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맵지 않게 해 드릴까요 물어 본다. 접객이 좋다. 처음 가면 디폴트. 매콤하게 양념한 복불고기를 야채와 볶아 먹는다. 찬 사케가 술술들어간다. 복불고기에 들어간 복어도 냉동이 아니다. 와. 활복맑은탕이 압권이다. 부드럽고 촉촉한 깨살도 좋고, 대가리뼈 속에 알알이 박힌 살 정말 맛있다. 냉동복에선 이 맛을 느낄 수 없다. 과연 어두육미다. 큼직하고 맛난 대가리는 며느리에게 주었다. 대가리와 몸통 뼈발라 먹느라고 정신 팔렸는데 큼지막한 시라코 세 덩이를 시크하게 투척하고 가네. 생크림, 푸아그라에 비하랴. 아. 여긴 히레사케인데. 사케가 아직 많이 남았네. 복어튀김도 보통 복어식당에서 내는 두꺼운 옷에 헤비한 튀김이 아니라 옷이 얇고 바삭해서 놀랐는데. 어떻게 튀기나 물어 보니 가마솥에 튀겨 낸다네. 과연. 업력이 여기서 8년 되셨다네. 반가운 곰피미역을 만났는데 동해와 남해에서는 흔하지만 서울에서는 보기 힘든 미역. 적당히 부드러우면서 씹는 질감이 좋아 쌈싸기도 초장에 찍어먹기도 좋은 찬. 물론 리필해서 먹었다. 요거 꼭 챙기시도록. 밥을 하나 볶아 주기를 부탁. 남은 국물에 볶는 스타일은 아니고 주방에서 알록달록하게 노른자, 당근, 쪽파 넣어 맛있게 볶아 낸다. 깍두기도 잘 익었다. 뭐 하나 흠잡을게 없다. 활복 C 코스만 해도 넉넉하고 맛난 저녁이다. 48,000/인. 믿기는가? 로또다. 작년말까지는 이 코스가 38,000 이었다니. 왜 인제 안거야. 고래고기는 부산가면 딸림찬으로 나온다. 여기서 굳이 이걸 먹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홍어회도 매일반.
부산복국 고래고기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272-1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