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최은창

추천해요

2년

깔끔한 솥밥집 한정식집의 반찬들, 백반집의 반찬들, 쌀밥집과 솥밥집의 한 상 가득한 반찬들. 늘 먹기에도 보기에도 부담스럽다. 도저히 다 먹을 수는 없고, 한 번씩 두루 맛보기에도 벅찬 상차림. 남긴 반찬들이 모두 다 버려진다면 큰 낭비요, 그렇다고 버리기 아까워서 코스트 낮추려고 조금이라도 재활용 된다면 불결한 사기니, 식사 후에 애써 준비한 음식이 남으면 식당이나 식객이나 늘 신경이 쓰이게 마련이다. 마음이 불편하다. 하여 이런 폐단을 없애고자 오래전에 주문식단제가 시행되었었으나, 호응이 미흡해 얼마 가지 않아 실패한 정책이 되었고 이전으로 다시 돌아갔다. 한 끼에 맛난 찬 서넛이 적당량이 있으면 모든 음식을 맛있게 깨끗이 비울 수 있고 음식쓰레기 문제도 없는데, 한 상 가득이 차려야 만족하는 우리 민족의 식습관은 교자상처럼 대물림을 거듭하고 있다. 더욱이 우리 음식은 국물이 많아 쓰레기가 더 골치다. 이 솥밥집은 기본 찬의 개수가 다른 집에 비해 많지 않다. 또한 찬의 재료 고유의 맛을 살리려 양념을 절제한 노력이 엿보인다. 손대지도 않는 짠 젓갈 등의 발효 음식의 수가 작기도 하고, 있는 것도 염도가 낮다. 살짝 절인 궁채짱아찌, 고추지 등이 그렇다. 그리고 국물 있는 찬이 거의 없다. 심지어 김치도 국물 한 방울 없다. 그래서 전체적 인상이 질척임 없이 가지무침, 감자튀김 처럼 깔끔하다. 떡볶이도 국물없는 기름떡볶이. 모든 찬을 조금씩 내고 모자라면 얼마든 리필이 셀프로 가능한 시스템도 음식쓰레기 줄이는 좋은 아이디어다. 국물은 오로지 게장과 청국장에만 있다. 메인 중 보리굴비, 돼지불고기, 여수꼬막무침, 게장 등을 맛보았는데 공통된 특징은 짜지 않다는 것. 싱거움만 거의 면할 정도의 간조절이 잘 되어 있는 것이 이 솥밥집 인기의 비결인 듯하다. 자연 그리고 건강 컨셉. 점심에도 꼭 예약해야 한다. 차를 타고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곳이고, 특별한 점심의 인상을 주기에 적절한 가격을 정한 것도 성업의 이유일 것 같다. 평범한 점심의 가격을 약간 넘어서는, 그러면서도 그리 큰 부담이 되지 않는. 그래서 특별한 점심을 먹었다 하는 느낌을 갖게 하는 가격이 절묘하다. 반찬 가짓수 작아도 밥을 두 공기씩 먹고 솥밥의 누룽지도, 녹차에 만 보리굴비밥도 깔끔하게 비워냈다. 자연의 밥. 이름도 황미로 지어내는 고슬고슬한 밥처럼 참 잘 지었다.

자연의밥 로송

경기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한터로 536 대가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