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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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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거안제미(擧案齊眉) 거안제미 - 밥상을 들어 (그 높이를)눈썹에 맞추다. 밥상을 눈썹 높이만큼 받들어 올린다는 뜻으로, 아내가 남편을 깍듯이 존경하거나 부부가 서로 존경하고 화목하게 사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오륜가(五倫歌) / 주세붕(周世鵬) 중략 지아비 밭갈라 간 데 밥고리 이고 가 반상을 들오되 눈썹에 마초이다 진실로 고마오시니 손이시나 다르실가. <제4수> 후략. 메뉴 첫 페이지 식당이름 아래에 ‘거안제미’가 써 있다. 아마도 거안제미의 마음으로 손님에게 상을 내겠다는 뜻을 비춘 것이겠다. 오륜가에도 이 대목이 나온다. 요즈음 시대에 이런 부인이 있을까마는 이 구절을 식당에서 알고 또 그걸 앞세운 것도 참 기특하다. 그런데 눈썹까지 올리는 건 좋은데 음식이 좀 비싸다. 쇠고기 120g 7만원. 안심 둘, 안창 둘 먹으면 고깃값만 28만원. 조그마한 고깃덩이 무서워서 먹기 어렵다. 삼성동의 법카가 아니면 오기 어려울 듯. 고기는 어디서 가져옵니까 물으니 대답이 걸작이다. ‘백화점에서 옵니다.’ 이런 질문은 처음 받는듯. 내 테이블 담당의 윗 언니로 보이는 사장님인듯한 아주머니가 오셔서 답을 수정했다. ‘슥’에서 옵니다. ㅎ. 고깃집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여 고기를 추가하지 않고 전복버터구이와 대구 맑은 탕으로 식사를 마쳤다. 가져간 와인이 열일했다. 밥상이 아니라 가격을 눈썹 높이만큼 올린 ‘가격제미’다.

이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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