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 투자와 공격적 투자 재산을 운용할 때 투자의 성향을 묻는다. 다 그런건 아니지만 대체로 젊은 나이에는 리스크가 있더라도 공격적으로, 나이가 들면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인 투자 비중을 늘인다. 꼭 같진 않지만 미식의 성향도 이와 비슷한 분류를 해 볼 수 있다. 설령 실패한다고 해도 이를 무릅쓰고 새로운 식당과 음식을 찾아 다니는 미식 노마드식 투자. 익숙한 메뉴의 반복을 거부하고 끝없이 새로움을 추구하고 도전하는 스타일. 반면에 익숙한 식당과 음식을 좋아하고, 그 식당의 거의 모든 메뉴를 섭렵하여 실패 리스크를 줄인 안정적 성향. 실패 없는 메뉴를 계속 반복하기도 하는 단골식 투자를 하는 스타일이 있다. 사람은 누구나 양면성을 가져 한쪽으로 특정하기 어렵지만 젊으면 대체로 공격적으로 하고, 나이가 들면 재산의 투자처럼 안정적 성향을 갖게 된다. 익숙한게 편하니까. (나이와 상관없이 끝없이 새로움을 찾아 호기심을 해결하는 분들도 드물지는 않다) 내게는 이 집이 단골이다. 단골 프렌치 식당이다. 이 식당의 거의 모든 메뉴를 맛 보았고, 꽤 오랫동안 관찰했고, 그 느낌을 여러번 리뷰로 되뇌이기도 했다. 나의 개인적 맛집 기준에 부합한 식당이기 때문이다. 1. 맛있고, 2. 적절한 가격이고, 3. 친절하고, 4. 식사를 즐길 수 있는 분위기를 갖춘. 싸고 맛있는 식당 찾기 조차도 매우 어렵고, 더구나 싸고 맛나면 대개 불친절하기 일쑤고, 요행히 이 세 조건을 갖춘 식당은 이름이나서 인산인해거나 웨이팅과 씨름해야 하거나 시끄럽고. 사실 이 네 번째 조건은 매우 이율배반적이다. 이 여러 조건을 갖추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사실 무리일지 모른다. 그만큼 찾기 어려운 식당. 나는 언제나 이 식당의 식사에 만족했으므로 그리고 내 조건에 부합했으므로 단골이 되었다. 친구들, 동료들, 가족들, 제자들, 후배들 모임에 이 식당은 호평을 받았다. 낭트아소스 해물구이에 남은 소스가 아까워 파스타 면 추가. 비벼서 나누어 먹으면 파스타 하나 시켜 먹은거 보다 더 맛있다. 단골들이 아니라도 누릴 수 있는 팁이다. 번듯한 식당가나 붐비는 번화가가 아닌 곳에 스며들어 있는 보석같은 식당이다.
플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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