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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창
추천해요
5년

조금씩 여러 가지 음식 맛보기 좋은 중식당 아닌 중국식 주점. 작은 예산으로 많은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곳. 친구들과, 동료들과 격없이 어울리기에 최적. 꽤 오래 동안 자주 다녔다가 발길을 뚝 끊었었다. 유명 TV프로에 소개되었기 때문. 단골들에겐 방송프로에 나오는 게 싫다. 이젠 방송탄지 좀 되어 예약이 한결 수월하다. 이 집에서 난 언제나 산라탕으로 시작한다. 좀 한다하는 중식당에서 일인분에 만원하지만 여기는 큰 바가지 같은 한 그릇에 만원이다. 새콤하고 따듯하면서 걸쭉한 산라탕은 침샘을 최대한 자극한다. 한 숟갈에 속이 확 풀리면서. 그다음은 냉채나 오향장육. 오이와 파채를 얹어 먹음직스럽다. 연남동의 공통 메뉴인 가지볶음은 언제나 나오자마자 뜨거울 때 먹어야 한다. 입천장이 벗겨지는 한이 있더라도. 삼겹살 보다 가지가 훨씬 빨리 없어진다. 해산물로는 아스파라거스관자. 아삭한 아스파라거스와 쫄깃한 관자 궁합이 좋다. 시그니쳐인 대창튀김 별미다. 거의 대창의 육질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얇다. 허나 일단 넣고 씹다보면 대창이 잘 느껴진다. 춘장 필요치 않다. 춘장 찍으면 초보. 본격적으로 고기로 달릴 순서. 무쇠 프라이판 그대로 나오는 철판완자는 난자완스 같이 맛있다. 이것도 아무리 대화가 바빠도 뜨거울 때. 놓자마자 스시처럼. 곁들인 죽순과 버섯도 좋다. 매운 완자는 흐름을 깨니 피한다. 이쯤되면 분위기 최고조에 이른다. 다음으로는 유린기, 멘보샤, 깐풍육으로 달린다. 이집 멘보샤는 크기도 적절하고 새우다짐도 도톰하게 빵의 가장자리를 삐져나오며 아삭하고 맛있다. 색깔도 적절히 내어 튀겼다. 유린기 이미 먹었으니 깐풍육으로 산뜻한 마무리. 군만두는 단골에게 서비스. 이래도 배고프다면 물만두. 면은 없다. 이 타임에 면 찾으면 촌티다. 깔끔하다. 이 때가 단체사진 타임. 모두가 자동 함박웃음을 짓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먹고 마셔도 두당 5만원 넘기 쉽지 않다. 계산의 반만 음식값이고 나머지는 음료값. 십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음식맛과 서비스, 인테리어 여일하다. 비싼 중식당 갈 이유가 없다.

송가

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97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