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에서 열기
최은창

추천해요

9개월

미슐랭 냉면이 성수동에 분주한 강남구청 본점과 다르게 차분하다. 연지 얼마 되지 않아 직원과 주방의 손발을 맞추는 중으로 보인다. 책임자 한 분이 이리뛰고 저리 뛴다. 통배추잎을 올려 지진 메밀전. 고소하다. 먹기 좋게 인원수대로 깔끔하게 잘라 준다. 주문한 평양식 만두가 늦으니 오히려 지짐만두를 인원수대로 맛보라고 준다. 언더하우스로. 다섯명이 갔는데 인원수대로 주니 하나가 덤이다. 찐만두가 나와 반을 열어 보니 두부와 숙주가 듬뿍 든 전형적 이북식 만두. 큼직하다. 양파장을 올려 먹기를 권한다. 어복쟁반. 배추, 대파, 쑥갓 및 표고, 황금팽이, 팽이등의 버섯을 비롯한 각종 야채를 올리고 양지와 사태를 둘렀다. 우설은 없다. 야들하고 얇게 저민 고기 맛난다. 쟁반에 든 육수가 참 맛나다. 늘 이해 안가는 건 어복쟁반 가격. 점점 오르더니 10만원이 넘는다. 삶아서 육수를 다 뽑아 낸 고기를 이렇게 비싸게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지 않을까? 어복쟁반에 올린 고기 다 합해 놓아도 한 주먹도 안 될텐데. 더구나 맛난 아미노산 육수로 다 우려낸 고기를. 식당입장에선 고기로 육수도 만들어 냉면으로 팔고 고기는 수육과 쟁반으로 팔고 일석이조인 셈이다. 여기 쟁반에는 사태와 양지외에 물빠지지 않은 등심을 얇게 저며 따로 준다. 샤브샤브처럼. 귀한 능이버섯도 따로 준다. 이 부분이 참 마음에 들었다. 보통은 고기와 야채 다 건져 먹으면 남은 국물이 정말 맛있게 되어 면사리를 부어 익혀 먹은 다음, 만두 몇알을 으깨 넣고 밥 한공기 비벼 잘 익은 김치를 곁들여 먹는게 루틴인데 냉면을 맛 볼 배는 남겨 놓아야 했기에 눈물을 머금고 패스. 냉면은 강남 본점의 것과 거의 같다. 80%메밀. 가늘고 매끈한 면발, 육향 좋은 육수를 푸짐하게 부었다. 더운날이라 약간 얼음을 띄웠다는 설명. 고명도 같다. 본점에서 만들었다는 배식초. 냉면 반쯤 먹다 면을 꺼내 두세방울 쳐서 먹기를 권한다. 맛나고 단 식초. 주욱 넣으면 냉면이 많이 달게 되니 요주의. 새 메뉴를 적극 홍보하려는지 메밀싹국수를 맛보라고 준다. 감칠맛 나는 간장에 고소한 질좋은 참기름을 써서 향기로운 간장비빔국수 새롭다. 봉밀가 본점과 같은 세트메뉴는 없지만 냉면집 중에는 그래도 다양한 메뉴를 내는 집에 속한다. 중국산 메밀과 외국산 두부를 쓰는게 하나 아쉬운 점이다.

봉밀가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50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