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합 같은 스시유리 유리의 어감은 매끄럽고 부드럽다. 2층에 백합처럼 핀 식당은 단아하다. 이타마에도 선하게 생겼다. 삼성역에서 가까워 편리하다. 첫 인상. 차완무시의 온도감이 부족하다. 만들어 놓았다가 낸 듯한 2부 식사의 아쉬움이다. 코키지로 사케와 위스키를 한 병 씩 나누기로 하니 안주거리를 푸짐하게 낸다. 바로 따끈한 복튀김. 의외의 순서다. 튀김음식이 차완무시 다음으로 나온 건 처음. 은대구조림, 가리비우니, 맑은 장국으로 내달았다. 안키모를 다져 고소함과 녹진함을 배가 해 내고, 우나기 두 점을 잘 구워냈다. 샤리 위에 보스톤산 우니를 포근히 얹어 내 츠마미의 마지막으로 삼았다. 니기리로는 광어, 부시리, 아카미, 오도로, 아지, 밧데라, 피조개, 아나고 순으로 일반적인 순서와 구성에서 크게 벗어나거나지 않았고 빠져서는 안될 대표적 니기리를 고루 담았다. 아마에비우니는 술이 남아 서비스안주로 낸 듯하고 돈코츠라멘을 식사로 삼았다. 다소 니기리의 수가 작은 것 같지만 그만하면 식사로 충분하다. 삼성역에서 엔트리급으로 가격을 낮춰 인구에 회자된 미들급 스시야. 뒷주방 인원없이 혼자 점심과 저녁 1,2부를 감당하니 모든게 이해가 갔다. 코로나때 세워둔 유리벽이 이타마에와 식객들 사이의 마음의 벽이 되지 않고, 사용하는 에르메스 접시와 같이 최고의 스시야가 되기를 소망한다.
스시 유리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83길 36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