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작은 가게, 정작가 막걸리집 200자 원고지는 정말 오랜만에 본다. 옛날 원고지에 논문 쓰던 시절이 떠 오른다. 메뉴를 원고지에 써 놓았는데 그 글씨가 균형잡히고 삐침이 좋다. 작가 였을까. 처음보는 줄임말 메뉴가 많다. 수소문. 수육, 소라, 문어. 미우새전은 미나리, 우삼겹, 새우. 주인의 언어유희가 맛있게 적혀있다. 약간 억지춘향 같기도 하고. 수소문이 대표 메뉴. 막걸리집이지만 가격은 높다. 해물김치전. 해물파전이 반, 김치전이 반이다. 갑오징어초무침은 싯가. 무침에는 막걸리식초를 쓴 듯 약간 구리다. 이날 맛 본 음식 중에는 부채살 육전과 들깨탕이 제일 나았다. 키조개관자, 표고, 한우 소의 장흥 삼합이 구수하게 들었다. 도톰한 부채살 육전 볼륨이 좋다. 꽤 매상이 오르니 떡볶이를 서비스로 낸다. 허나 그 맛은 인상에 남진 않았다. 채끝은 아니지만 갈비살 짜파구리. 이슈된 메뉴들을 라인업해 묘하게 끌린다. 팥빙수로 마무리. 얼음 우적우적 씹히는 빙수. 주인 정씨. 아주 작은 원테이블 식당에서 7년전 시작해 건너편에 너른 분점을 냈다. 그래서 작은 본점엔 딱 8명 자리만 있고 워키토키로 주문하면 음식을 길건너에서 분점에서 가져다 준다. 주인 말대로 좀 구리지만 뭔가 약간 끌리는 식당이다.
정작가의 막걸리집
서울 동작구 동작대로33가길 5 삼정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