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라면을 좋아하는 지인이 있다. 9월 즈음부터 가자고 줄기차게 이야기했었는데 다른 지인2와 삶이 바빠 잡은 날짜를 미루고 미루다 12월까지 미뤄졌다. 한강라면을 먹으러 여의도로 갈 예정이었다. 되면 더현대도 보고 그러자고. 본인포함 수원촌놈 3인방. 일정이 미뤄져서 한강가면 라면이 다 얼지도 모르겠다는 날씨를 핑계로 약속장소가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는데 그러다 나온 곳이 창덕궁 쪽이었다. 지역이 나오니 또 서로 마구 던져대는 맛집들 속에 걸린 타코집. 어쩌다 창덕궁이 되었는지 어쩌다 타코가 되었는지는 기억 안난다. 아무튼 다들 타코가 땡겨서 일단 여기 가기로 하자 결정했다는 것 뿐. 그리고 약속날 2주 전. 나는 그들에게 비틀스타코가 내부공사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더현대에 팝업이 선단 소식도. 여의도에, 더현대에 갔어야하는 운명이었나보다. 결국 타코 팝업의 마지막날에 더현대에 들러 타코를 먹었다. 풀떼기가 딱히 보이진 않는다고 생각했었는데 한 입 씹자마자 느껴지는 고수의 향. 다만 세지않고 은은하게 퍼지는게 괜찮았다. 각종 알 수 없는 시고 짭짤하고 달달한 맛들이 어우러져 그간 먹은 타코는 타코인가 멕시코식 한국쌈인가에 대한 고민을 자아내게 했다. 이 고민을 해결하려면 다시 먹어봐야할듯 싶다. 사진이라도 좀더 찍어놓을껄. 그러다 결국 헤어질때까지 더현대에서 한발자국도 안나갔는데 다른 곳들 리뷰는 또 다른때 언젠가.
비틀비틀, 비틀스 타코
서울 종로구 서순라길 89-7 1층 1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