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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

추천해요

2년

1. 택배기사가 맞닥뜨리는 사건에 대한 이야기라길래 저는 그저 그런 일상적인 진상들에 대한 에피소드와 거기에서 오는 올바른 인성에 대한 성찰이 있을 줄 알았죠. 근데 읽다보니 웬걸, 물론 예상했던 내용이 없었던 것 아니었지만서도 그게 절대 핵심 줄거리가 아니었어요. 2. 어쩐지 굉장히 수상하기는 했습니다. 수중에 십만원밖에 가진 게 없어 택배 일을 하는 사람이 국내외를 넘나들며(그것도 해외가 훨씬 많았지) 예술가들의 명언과 소설과 영화의 명대사를 인용하다니요. 물론 노가다판의 어이 김씨들이 비상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걸 건너 듣긴 했지만 이건 정말 새로운 느낌이었어요. 그냥 배워서 아는 지식이 아니라 본인이 즐기는 예술적 지식이라는 점에서요. 그리고 거기에서 오는 현학적이고 뻔뻔한 위트. 이 사람은 대체 뭔가, 그의 과거를 그저 궁금해하지 않고 기대까지 하게 된 것은 이런 이질적인 요소들이 섞여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3. 그리고 이어진 거참 충격적인 뒷이야기. 아직도 명확히 그의 과거가 단어로 나온 건 아니지만 아무튼 위험한 일을 했던 사람이라는 것과, 수중 십만원은 그의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그리고 이게 연결되는 지점이 수미상관이라는 건 진짜 충격이었어요. 소설을 읽고 충격을 받은 건 정말 오랜만이었습니다. 일의 기쁨과 슬픔처럼 현실을 놀랍도록 잘 반영해 충격을 받은 게 아니라, 순수한 스토리의 힘만으로 그리고 연출의 힘만으로 충격을 받은 게 얼마만인지? 육성으로 우와라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끝장을 덮고 다시 첫 장을 우연히 열었을 때, 이게 이렇게 연결되는 거였구나 라는 걸 알았을 때 오는 그 짜릿함이 반갑도록 오랜만이었습니다. 4. 담백한 문체도 빠른 전개도 절대 뻔하지 않은 소재도 모두모두 너무 즐거운 소설이었어요. 사실 아직 더 궁금한 부분이 있지만 그건 대충 침입자들2에서 풀어주실 것이라 믿어요. 작가의 다른 작품이 더 궁금한데 장편은 더 없는 것 같아 아쉽네요. 다작해주시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침입자들

다산책방

임경목

어이 김씨 벽돌이나 들어~

고리

@rudahr0202 어이 임씨 눈치 챙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