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이야기 프로그램을 예약해서 다녀왔어요. - 연극 45분 - 식사 45분 - 영상 상영 15분 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입니다. 티켓은 1인 50,000원. 연극은 종달리 권영희 해녀님의 일생을 모티프로 <해녀에게 바다란 부엌이다>라는 메인 테마를 전달해요. 시간순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다가 특정 이벤트에 어울리는 음식(상외떡, 뿔소라 꼬지)이 소개되기도 합니다. 무대 뒤로 만드는 과정 영상이 뜨면서 배우 분이 설명을 들려주시고 하나씩 맛볼 수 있도록 서브돼요. 연극 중간중간 관객을 지정해서 어디에서 왔는지 물어보거나, 종이를 주고 문장을 읽어달라고 부탁하는 등 참여적인 요소가 있어요. 주위를 둘러보니 중장년 여성 손님이 가장 많고, 3대 가족이 다같이 온 팀도 몇몇 보였어요. 연극을 엄청 즐거워하시는 할머니들도 계셨는데 ㅎㅎ 제 앞에 앉으신 아주머니 한 분이 신파적인 요소가 나올 때마다 머리를 감싸쥐시는 걸 보고 마냥 즐겁기만 한 건 아니겠구나 싶었어요. 연극이 끝나고 나면 첫 번째 사진처럼 정식이 나와요. 색색깔의 연극 조명 아래에서 대접 받듯이 먹어서 그렇지, 맛은 평범한 편입니다. 전체적으로 달고 기름 맛이 강해요. 가장 맛있었던 건 세 번째 사진의 뿔소라 꼬지였어요. 식감이 쫄깃하고, 달고 기름진 양념 맛을 파프리카가 잡아줘서 념념 먹기 좋았습니다. (쫌만 더주세요 ㅠㅋㅋㅋ) 연극은 미묘하게 올드한 느낌이 있었어요. 위에 신파적인 요소라고 적어뒀는데, 즐거운 식사를 위해 가족 단위로 방문한 관객 앞에서 굳이 눈물 흘리는 열정적인 호소를 보여주어야 하나 싶었어요😅 음식 소개, 관객 참여를 빼면 짧은 연극인데도 알뜰살뜰 감정을 끌어내다니. . . 또 일반 식당에서 정식을 주문했을 때 이런 음식이 나온다면 아쉬웠을 거 같구요. 스탭 분께 기획하신 분들 중에 제주도 분이 계신지 여쭤봤더니, 선명하게 그렇다고 대답하진 않으시더라구요. 물론 외지인이 한다고 해서 가치가 반감되는 건 아니겠지만, 바깥에서 관찰하는 입장에서 만들어진 기획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이런 시도도 있구나 경험한 것으로 만족합니다. 참 마지막 영상 상영은 권영희 해녀님의 부이로구인데요. 해녀의 부엌 유튜브 채널에 짧은 영상들이 올라와 있네요. 너무 귀여우셔서 캡쳐해봤어요🔅
해녀의 부엌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해맞이해안로 22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