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분 말씀처럼 예약이 더 어려워지기 전에 방문하기에 충분히 가치있는 곳입니다. 지평막걸리로 유명한 지평주조에서 김세진 셰프와 함께 마련한 다이닝입니다! 인당 69000원이라는 나쁘지 않은 가격에 멋드러진 코스가 나오네요. 물론 주류가 필수이기는 합니다만 지평 주조에서 식당을 위해 특별하게 만드는 술을 맛볼 수 있으니 이 정도야 무리 없습니다. 식당 이름을 그대로 따온 푼주라는 탁주가 준비되어 있는데 이날은 백화를 맛보았습니다. 설명해주신 그대로 꽃향기와 같은 향긋함과 신선함이 느껴져서 따로 마셔도 충분히 괜찮은 술이었습니다. 도수가 8.5면서도 잘 느껴지는 정도는 아니었고, 디저트와 함께 먹어도 좋을법한 술이었습니다. 식사는 전반적으로 일식과 양식 터치가 많이 가미된 한식의 느낌이었습니다. 식전으로 나오는 보리된장이나 서리태버터는 탁주랑도 잘 어울렸습니다. 확실히 제일 재밌는 건 파란색 칠자기에 나오는 4단 주병합이었는데, 그릇의 활용도와 보는 재미가 정말 즐거웠습니다. 물론 하나하나 맛도 좋았습니다. 문어 안에 토마토 살사와 그 아래에 깔린 당근퓨레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제철 모듬회에서 확실히 한식의 느낌이 많이 나서 즐거웠고, 이후에 나온 새우전이 정말 이날의 베스트였습니다. 갓 부친 전이야 뭔들이겠지만 아래 쿠스쿠스 샐러드와 같이 합이 참 좋았습니다. 보쌈은 훈연을 하는 게 특징이었고 호불호가 여기서 갈릴 수도 있겠습니다. 그리고 해장국과 무밥이 같이 나오는데, 포르치니 버섯이 들어간 게 킥이네요. 마치 고급 육개장에 포르치니 항이 잘 얹혀진 맛이라서 재밌었어요. 마지막 디저트 셔벗도 괜찮았습니다. 전반적으로 포션도 작지 않고, 음식의 퀄리티도 좋으면서도 너무 뻔하지 않은 게 69000원인 것이 믿기지 않는...위치가 애매한게 단점입니다만, 한 번 가보시길 추천합니다!
푼주
서울 송파구 새말로 114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