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31 신제주로터리 인근의 도청 뒷 골목에 자리한 레스토랑. 관공서와 주택가들이 있는 골목에 위치해있어서 평상시에 오며가며 쉬이 볼 수 없다. 몇 년전에 지인의 추천으로 와본 후 오랜만에 재방문해보았음. 일반 빌라건물의 1층에 있고 간판도 딱히 크게 있는게 아니어서 독특한 느낌이 있다. 슥 지나가다가 본다면 옷가게나 소품샵 같아 보이기도 함. 내부는 심플하고 깔끔하다. 벽에 붙은 자리와 작은 홀에 있는 4개 정도의 자리가 전부임. 한켠에는 예쁘게 장식된 와인렉이 있는데 꽤나 감각적이다. 멋있어보임. 내가 저런걸 집에 설치하면 고양이들의 놀이터가 되어 병들이 다 떨어져 깨지겠지.. 집사는 가지는게 불가능한 와인렉!😂 주차는 식당의 바로 앞에 두 자리정도 공간이 있고 그 주변 골목으로 관공서 민원인들을 위한 길가 주차공간들이 많이 마련되어있다. 저녁에 식사하러 방문하면 보통 텅텅 비어있기에 주차가 용이한 편이다. 내가 먹은 메뉴는 #프렌치바게트 4,000원 #제주당근라페 5,000원 #어니언스프 11,000원 #감자뇨끼 22,000원 #봉골레파스타 23,000원 주문 후 음식이 금방 나오지는 않는다. 조금씩 하나씩 조리가 되어 나오는데 그 느긋함이 나에게 안도감과 기대를 갖게 한다. 제대로 된 레스토랑이라면 주문하고 금방 쓕슉 요리가 나올 수 없지, 암. 제일 먼저 나온 것은 프렌치바게트. 겉이 적당히 바삭하고 안의 조직은 성기면서도 쫀쫀한 꽤 식감과 맛이 좋았던 바게트. 어니언스프와 파스타의 소스들을 설거지하려고 시켜봤는데 예상보다 훨씬 좋은 퀄리티를 보여줘서 놀랐다. 두번째는 시원한 계열의 음식을 먼저 먹어보고자 당근라페에 손을 대보았다. 제주의 당근, 특히 구좌쪽 당근이 상당히 달고 맛이 좋은데 그쪽의 상품인듯. 조금의 쌉소롬한 맛에 씹을수록 느껴지는 은은한 단맛이 오일과 어우러져 재료 본연의 맛을 제대로 살린다. 세번째는 따듯한 어니언스프. 카라멜라이즈드 된 양파의 달고 풍부한 향이 몸을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깊고 녹진한 풍미에 부드럽게 닿아오는 입술의 촉감까지 완벽했고 매우 만족스러웠다. 어느정도 먹고나서는 앞에 받았던 바게트를 잘게 찢어서 스프에 퐁당 담궈서 절여 먹어봤다. 스프를 깊게 빨아들인 바게트가 촉촉하게 또 다른 식감을 주어 재미있었다. 파스타는 봉골레파스타를 먼저 먹어봤음. 면의 삶기가 대단히 훌륭했다. 아니 무슨, 최근 몇 달간 먹은 모두 파스타를 통틀어서도 제일 나은 듯. 이것이 바로 알덴테!! 이렇게해야 맛있는 걸 알덴테! 간이 짭조릅하니 잘 배어있고 기분 좋은 매콤함이 있어 먹는데 한 번씩 재미를 더해주며 야들야들 부드러운 조개의 양이 꽤 많아서 마음에 든다. 마지막으로는 감자뇨끼. 엄청 부드럽고 쫀쫀한 뇨끼의 식감. 그 쫄깃하면서 차진 식감이 앞선 파스타와 완벽히 대치되면서 마치 코스요리를 먹는것처럼 순서에 맞게 어우러진다. 치즈 베샤멜소스 맛이 대단히 좋아서 먹는 내내 감탄하면서 먹었음. 그러나 이제 곧 제주에서의 몇 년간의 추억을 뒤로하고 영업을 종료한다고 들어서 매우 아쉽다. 서울로 이전하신다는데 꼭 다시 한 번 찾아가 식사를 하고싶다. 재오픈 하다면 재방문의사 있고 맛을 강력추천한다.
봉플라봉뱅
제주 제주시 문송1길 6-1 정인하우스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