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진 제주에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독보적인 곳.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로스터리, 수 많은 카페들이 앤트러사이트를 어설프게 따라했지만 티가 나는 오리지널 인더스트리얼 컨셉, 심플하지만 분명한 베이커리. 세 가지의 삼박자가 갖춰진 곳은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제주에서만 한정되기보다 앤트러사이트는 전부 독보적이다. 좁은 섬 위 카페가 우후죽순 세워진 제주에선 특히 더더욱 그렇다. 대부분 관광객이 주 수요층이기에 다들 오션뷰에 치중해 정작 커피에 대한 깊이도는 없는 곳이 많다. 이 곳에선 그 갈증을 모두 해소시켜준다. 다만 규모가 엄청나고 좌석이 많은 양산형 베이커리 카페를 원한다면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제주까지 와서 이 곳을 안 온다면 그건 약간 안타깝다. 어쩌면 제주도에 카페가 지금처럼 많이 생기기 전 받침돌을 세워놓은 역사의 현장을 본다고 생각하면 마치 박물관 같기도 하다. 좌석이 많진 않다. 좌석이 편하지도 않다. 추위나 더위를 크게 막아주지 않는 환경이다. 하지만 분명 이 모든 걸 잊게하는 힘이 있는 곳이다. 커피에서 고소함을 원한다면 윌리엄 블레이크를, 과일의 산미를 즐긴다면 파블로 네루다를 추천한다. 제주점은 워낙 띠가 높아 맡기 힘들지만 다른 앤트러사이트 지점에선 정말 신선하고 높은 품질의 원두에서 나는 특유의 참기름향이 매장에 퍼진다. 원두의 맛을 느끼려면 개인적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거나, 핫 아메리카노를 식혀서 마시는 걸 권장한다. 가장 좋은 건 핫 아메리카노를 시간차를 두고 마셔보며 비교해보는 것이다. 커피는 온도에 따라 맛이 변한다. 베이커리류는 전부 원재료의 맛에 집중하여 기본을 잃지않고 바람직하다. 개인적으로 이 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피칸 스퀘어와 대파 치즈 스콘을 추천한다. 대파 치즈 스콘은 중독성이 강해 꼭 하나 더 테이크아웃해 에어프라이어에 살짝 데워먹고 싶어진다. 다른 선택지들도 충분히 훌륭하다. 주차장도 따로 마련되어 있으니 잠깐 찍고 가기보다 시간적 여유가 있을 때 와서 모든 요소들을 충분히 만끽하는 것을 권한다.
앤트러사이트
제주 제주시 한림읍 한림로 5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