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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류
추천해요
2년

기와집의 웅장한 모습으로 새롭게 변신한 대구 대동면옥. 현재의 위치로 옮긴지 꽤나 되었지만 이제서야 방문했다. 골목길에 다소 허름한 모습의 예전 업장은 추억으로 남았지만 평양냉면 맛만큼은 변함없는 대동면옥이다. 10월부터 2월까지 영업을 안 했던 대동면옥이지만, 현재는 월요일만 쉬는 날로 바뀌었고, 그 외는 쉬는 날 없이 영업을 하고 있다. 예전 자리에서 영업을 할 때도 깔끔하게 운영하고 있었는데 새로 지은 건물은 더욱 깔끔하게 운영되고 있다. 식당 내부를 둘러보면 예전 업장의 사진도 걸려있어서 추억에 잠기곤 한다. 평양식 물냉면 하면은 당연히 메밀로 만든 면발을 생각하기 쉬운데 대동면옥은 고구마전분으로 만든 냉면도 맛볼 수 있다. 그러나, 메밀이 나에겐 익숙한 맛. 보리차처럼 편안하게 마실 수 있는 육수는 아주 소박한 맛인데 다른 냉면집과는 사뭇 다르게 좀 더 심심한 편인 것 같다. 깔끔하고 맑은 국물 속에 정갈하게 담아낸 면발, 그 위로는 오이, 무, 달걀, 소고기 고명 한 점이 올려져 있는 평양식 물냉면. 기름기가 거의 보이지 않을 만큼 영롱한 빛깔의 육수인데 그냥 아름답다. 사람마다 먹는 방식이 각각 다르지만, 노른자가 퍼져서 혼탁해 지지 않게 달걀을 먼저 먹어 주는 방식을 선호. 그 뒤로 목멤이 살짝 온다면 육수를 맛보는 동시에 목과 입안을 정리해 주기 좋다. 일행이 나를 따라 곱빼기를 주문해 놓고선 면을 또 덜어준다. 평양냉면에 익숙지 않은 일행이 초장부터 겁을 먹은 것 같다. 그렇게 본의 아니게 곱곱빼기가 됐다. 면발이 뚜둑뚜둑 끊어질 듯한 느낌의 메밀면, 국물도 아주 맹맹하다. 새콤달콤한 밀면, 막국수에 길들여진 입맛이라면 버거운 맛일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겨자나 식초를 넣으면 본연의 맛이 흐트러짐과 동시에 냉면 맛이 안드로메다로 갈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냉면은 보통, 곱빼기 할 것 없이 소고기 고명은 한 점이 전부라 딱 한 번의 호사를 누릴 수 있다. 여간 아쉬운 게 아니라 다음엔 반드시 수육을 주문하던지 해야 할 판. 많이 먹는 사람이라 해도 곱빼기 한 그릇이면 충분할 만큼 양이 괜찮고, 수육을 주문한다면 보통 정도가 알맞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아주 깔끔하게 한 그릇 비웠다. 제대로 된 평양냉면을 못 먹어봤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극히 개인적으로 말해보자면 평양냉면 중에서 대구 대동면옥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대동면옥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102길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