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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용

추천해요

5개월

강릉역 인근 사람들의 왕래가 잦을 것 같지 않은 골목, 조금 촌스럽게 보일 수 있는 간판과 창문을 한 물회 전문점이 자리하고 있다. 한적한 시간에 사장님의 완전한 주목을 받았던 우리는 구수한 친절과 함께 메뉴 설명을 듣고 나는 제일 기본적인 잡어물회를 주문했다. 집밥같은 반찬과 함께 양은 통에 살얼음과 얼음이 동동 띄워져있는 육수를 보면 기대를 안할 수 없고, 물회가 담긴 그릇을 보면 기대는 배가 된다. 15000원이라는 가격 치고는 딱봐도 양이 많아 보이는 회, 그 밑에는 푹씬하게 깔린 싱싱한 채소와 들깨가 애타게 육수를 기다린다. 보기보다 자극적이진 않지만 시원하게 깊은 맛이 나는 육수 한 모금 끝에 들깨가 마무리하는 고소함이 화룡점정. 후식으로는 취향껏 밥이나 소면을 고를 수 있어 결정장애가 있는 자에겐 고통을, 취향이 확실한 자에겐 존중을. 탄탄한 기본기/베이스가 있기에 사람들이 초장을 더 넣든, 육수를 더 붓든, 밥을 말던, 소면을 말던, 취향껏 즐길 수 있는 것이라 생각된다. 참고로 필자는 소면파라 소면을 골랐지만 다 먹고 밥을 비벼먹지 않을 수 없었다. 사실 다 같이 먹으려고 고등어 구이도 시켰는데... 청년 넷이 그렇게 많이 배고파 보였나. 씨알이 작지 않은 가자미 구이도 서비스로 주셨다. 겨울이라 지방이 많이 올라왔는지 기름기 덕분에 윤기가 흘렀고 겉은 노릇, 안은 야들, 간은 짭잘하니 쑥쑥 잘 넘어가더라. 강릉에서 맨날 먹던 순두부, 칼국수에서 탈피하고 싶었던 나와 친구들은 이 집 덕분에 한겨울에 제대로 이냉치냉을 하고 간다.

포항물회

강원 강릉시 동부시장3길 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