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믿고 여기다가 카페를 차렸나 싶은 곳에 있다. 카페가 꽉 차도록 사람이 계속 들어오니 할 말은 없지만. 멍게 배양장 건물을 활용해서 카페로 재탄생시켰는데 이거 아무리 봐도 인스타 스타일이야. 커피도 케이크(너무 달았지만)도 그럭저럭인데 디자인 보고 오는 것 같거든. 인테리어부터 그래. 폐건물 활용한 거라 기둥에 콘크리트가 남아 있다거나 공간이 커다란 매스 하나인 건 이해하지만 이런 공간에 벽이고 가구고 죄다 매끈하게 만들었으면서 소리가 울리니까 대화를 작게 해달라는 건 기만 아닌가요. 주방에서 냉장고 닫는 소리까지 아주 또렷하게 들리는데? 카페에 간판도 없이 영어로 적힌 안내판만 있는 것도 마음에 안 듭니다. 세 번째 사진에는 이 카페가 디자인을 위해 뭘 포기했는지 보여주는 상징적인 물건이 있어요. 저 포크를 보십시오. 저건 이미 잘려진 작은 물건을 찍는 용도로나 쓰는 거지 케이크를 위한 게 아닙니다. 칼은 또 뭘 어쩌라고요? 저 작은 포크로 케이크를 고정하고 잘라서 먹으라 고??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통창으로 보이는 풍경은 좋습니다. 저는 오션뷰가 아니라 어촌뷰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눈만 뜨면 바다 보고 사는 저같은 사람 이야기고 내륙 살다가 나들이 와서 커피 마시면서 바다 보면 기분 좋죠. 바다 보이는 카페야 흔하지만 그렇게 보는 바다가 참 여러가지란 말이죠. 이 카페에서 재밌는 건 아무도 옥상에 올라가서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는 겁니다. 실내가 그렇게 시끄러운데도. 시야가 탁 트인 옥상이나 건물 바깥보다 1층에서 창문 프레임을 통해서 보는 바다가 더 예쁘거든요.
카페 배양장
경남 통영시 산양읍 함박길 51 통영전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