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를 밤에 갔는데 가로등도, 중앙분리대도 없는 길을 운전하면서 생각했다. 여기는 분명 맛이 있겠구나. 빅뱅 결성 전, 권지용이 대성을 처음 만났을 때 한 생각과 비슷하죠. 박대를 아십니까? 저는 몰랐습니다. 이렇게 맛있는 생선인지도 몰랐습니다. 생선을 딱 집어서 한 입 먹으면 지난 세월 나는 왜 박대를 모르고 살았나 다른 지방에서는 왜 안 먹나 나는 생선을 좋아하면서 왜 군산에 처음 왔나 이 사람들은 왜 자기들끼리만 먹고 있나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몇 초간 하게 된다. 그리고 열심히 박대를 뜯게 됨. 흰살생선이라 기본적으로 담백하다. 살이 단단한 건 아닌데 생선이 얇은데다 껍질과 살이 잘 붙어 있어서 부스러지지는 않는다. 근데 은은한 단맛과 삼삼한 짠맛 사이로 미칠듯한 감칠맛이 올라온다. 어? 나 이거 아는 맛인데 싶다가 식사 막판에 뭔지 떠올랐어. 이거 튀김옷 되게 얇은 옛날식 후라이드 통닭의 날개 부위 겉면, 날개뼈를 감싸고 있는 껍질 부위에서 느껴지는 맛이다. 그게 생선에서 난다. 근데 여기도 반찬이 맛있습니다. 게장, 기억하고 있습니까? 밑반찬에 게장이 있습니다. 심지어 먹고 더 달라고 하면 더 줍니다. 밥도 맛있고요. 주인분도 친절하시고 놀랍게도 가격이 쌉니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게 있는데 박대정식이 16500원, 박대 추가가 12000입니다. 그럼 아래의 사진에서 박대를 빼면 4500원인가요? 말이 안 되죠. 사실 이거 박대 빼고 백반으로 팔아도 됩니다. 그래서 박대만 12000원 내고 추가할 사람이 없을 것 같죠? 아닙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추가하고 싶어지는 게 이집 박대입니다. 여러분, 박대하세요.
하제고향횟집
전북 군산시 옥구읍 옥구로 248 하제고향집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