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도 진짜 신기한 곳이네요. 분당은 신도시라서 역 근처+아파트 상가에 가게가 많아요. 아니면 차 끌고 구석으로 들어가야 하는 외딴 곳에 널찍하게 자리잡은 가게가 있고요. 여기는 비주얼이 딱 후자인데 위치는 전자입니다. 주차까지 하고 나서 가게를 못 찾아서 전화했더니 아주 익숙한 듯이 어떻게 오라고 안내를 해 주시네요. 근린상가에서 갑자기 토속적인 가게가 하나 나옵니다. 근데 인간적으로 간판은 잘 보이는 데 하나 달아놔야 하지 않나요? 기본적으로 비빕밤+반찬 구성이고 메뉴판에 있는 건 곁들일 국물을 선택하는 겁니다. 우리가 뭐 이런 메뉴 하루이틀 먹는 것도 아닌데 이제와서 ‘인생 최고의 된장이네요’ 이럴 리는 없잖아요? 비빔밥의 야채는 다소 거친 편인데 저는 싫어하지 않아요. 밥이 따로 나와서 양을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좋았고요. 된장은 맑은 편인데 된장의 맛이 진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여기 가지가 인생 최고의 가지였어요. 저는 한국인이 가지를 참 맛없게 먹고 있다고 생각하고 중식처럼 튀기는 게 옳은 길이라고 믿거든요. 지금도 그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사실 튀김은 다른 음식이잖아요. 반찬으로 나오는 가지와는 아주 다르죠. 여기까지 와서 인생 어쩌구 하는 일 진짜 드문데, 단언컨대 제 인생 최고의 가지(튀김 제외)입니다. 가지를 무치면 속은 흐물흐물하고 겉은 질기면서 삐걱대는 질감이 있는데 여기 가지는 겉이 너무 부드러워요. 진짜 물어보고 싶다… 왠지 숭늉이 비치되어 있을 것 같은 분위기인데 없네요. 양이 살짝 부족한 감이 있는데 녹두전 추가하면 딱 맞을 것 같습니다.
우리콩 손두부
경기 성남시 분당구 불정로376번길 31 효자촌주상복합 604동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