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낮, 불현듯 등산이 하고 싶어 광교산 형제봉을 등정. 이때까지 형제봉이 제일 높은 줄만 알았더니 시루봉이 더 높아서 아쉬웠음. 그리고 들른 광교산제빵소. 나는 제빵소를 들르기 위해 산을 올랐던가, 아니면 산을 올랐기에 제빵소를 들렀던가. 아무튼 가보고 싶었던 곳이기에 겸사겸사 기쁘게 방문. 첫인상은 역시 산아래 XX산 제빵소 타이틀을 달고 있는 곳 답게 옛스런 빵집의 느낌이 난다는 것. 빵의 형태가 막 이쁘게 만드려고 하는 요즘 빵집 보단 투박함. 하지만 이런 곳이 실전 압축 맛이 날 수도 있지. 굉장히 기다란 바게트를 팔던데 제대로 된 바게트 파는 빵집도 오랜만. 소금빵, 마늘빵, 화이트롤 주문. 소금빵. 파티세리께서 갓 내시는 소금빵을 냉큼 집어왔음. 시중 소금빵 보다 다소 눌린거 같은 비주얼이고, 몽글몽글 보단 딱딱한 인상. 큰 기대는 안하고 먹었는데 상당히 맛있었음. 갓나온 것이라 그럴 수는 있는데, 제대로 겉바속촉임. 넉넉하게 구워 발색만 봐도 딱딱한 겉껍질에, 속살은 살짝 크리미할 정도로 부드러워서 재밌는 식감의 대조를 이룸. 버터의 풍미도 상당히 좋음. 제법 좋은 느낌의 소금빵이었음. 화이트롤. 어떤 블로그에서 극찬하는 내용을 봐서 샀는데 개중에선 가장 평범한 맛이었음. 겉에 묻는 도나츠 가루가 살짝 바나나향이 나고, 크림이 듬뿍 들고, 촉촉하고 달착지근한 맛없을 수 없는 맛. 하지만 이런 맛이 특색 있기도 어렵고 딱히 특출나게 느껴지진 않음. 대신 크기가 제법 어마무시함. 마늘빵. 왠지 산아래 빵집은 마늘빵이 맛있는거 같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더 강해졌다. 첫 만남은 비주얼을 보고 너무 옛된 마늘빵 비주얼이라 크게 기대를 안했음. 단면을 확인했을 때도 바게트에 그냥 마늘페이스트를 바른 것 같은 느낌이라 에이 맛이 따로 놀겟네~~ 했음. 근데 맛있음. 고른 것 중 제일 만족. 마늘 들어간 당분을 발랐는지 글레이징된 표면이 일단 아주 바삭함. 속살도 #만동제과 급의 촉촉함은 아니지만 적당히 촉촉. 그리고 마늘 페이스트가 매력있음. 아쉽지 않게 듬뿍 들어있고 맛도 살짝 아리면서 크리미한게 좋았음. 등산할 때마다 빵 먹을 구실이 생겨서 좋네
광교산 제빵소
경기 수원시 장안구 파장천로 100 1층
빌빌이 @kildh91
PS 소금빵은 당일 지나니까 조금 별로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