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케를, 특히 나마자케를 좋아한다. 국내 최고의 나마자케 수입사는 쿠라비토였다. 불모지였던 국내에서 불가능할 것만 같았던 나마자케 수입을 이뤄냈었다. 양조장에 찾아가 삼고초려하며 국내 수입을 이끌어냈던 스토리는 눈물겹다. 시노미네, 얌마, 아자쿠라 등 양질의 사케를 지금은 당연하듯 마시지만 마실 때마다 감사한 마음을 가진다. 여러가지 이유로 쿠라비토가 작년에 사업을 접고 사케 라인업을 그대로 니혼슈 수입사 사칸도가 받았다. 사칸도에서 원래 수입한 사케들도 나쁘지는 않지만 쿠라비토의 라인업에는 못 미칠 수 밖에 없다. 하여튼 잡설이 길었는데 사칸도에서 타치노미를 열었다. 간단한 안주에 잔술 사케를 주문할 수 있는 서서마시는 술집이다. 수입하는 모든 사케를 잔술로 마실 수는 없지만 주요한 라인업들은 저렴한 가격에 잔술로 마실 수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방문한 날엔 낮술을 할 수 없어 갓 수입된 시노미네 4병만 소매가로 테이크아웃했다. 이거 역시 2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 사케를 즐기는 분들에겐 새로운 세상이 열렸다.
타치노미 by 시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54길 33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