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해파랑길/부산] # 돼지국밥 + 생탁 ‘부산’하면 떠오르는 음식 중 하나가 돼지국밥이라 트레킹 일정에 돼지국밥집을 꼭 넣고 싶었고 반주로는 그 지역의 막걸리를 한 잔 마시고 싶었음 예전에 제주도 중문으로 트레킹을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운동 후 저녁식사와 함께 반주로 막걸리를 마셨었음 기분 좋게 취했었는데 하늘도 어둡고 길도 어두운데 길 양쪽으로 보이는 감귤 밭이 정말 예뻤음 귤나무를 살짝 톡 치면 감귤이 후두둑 쏟아져버릴 것 같이 많이 열렸는데 그게 참 예뻐서 그 길을 벗어나는 걸 아쉬워했었음 부산 트레킹을 준비하다보니 과거 제주도에 갔던 때가 생각이 좀 났고 그때 그 감성을 느끼고 싶어 적당히 술에 취하고 싶었음 식당은 대연동에 있는 쌍둥이돼지국밥과 범일동에 있는 할매국밥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쌍둥이돼지국밥 리뷰를 보던 중 ‘많은 부산 남자들이 서울 여자애들이나 먹을 만한 곳이라고 하는 곳’ 이 문장이 귀여워 마음에 들었고, 호기심과 장난기가 동시에 생겨났음 교통, 시간, 일정, 맛 등등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를 들어 방문했다고 하면 더 좋겠지만 서울에서 나고 자란 고향이 서울인 서울 여자라 부산 싸나이들이 저리 말한 이유가 궁금해 방문했음 결론은 ‘서울 여자도 맛있게 먹고 감^^’ 트레킹 마치고 8시 반 정도 갔는데 술손님, 밥손님이 좀 있었음 술은 대한민국 민속주 1호인 금정산성 막걸리를 좀 맛보고 싶었는데 부산에서 막걸리 주세요 하면 생탁을 준다더니... 정말 묻지도 않고 생탁을 갖다 주셨음 막걸리는 그날 컨디션에 따라 받고, 안 받고 차이가 좀 있는 술이라 안 받거든 조금이라도 편히 넘어가라고 사이다를 따로 준비했음 (막사) 한동안 즐겨마시던 막걸리가 양평 지평막걸리였는데 생탁도 가볍고 탄산이 있어 청량감이 도는 술이라 비슷한 느낌으로 마셨음 도수도 6도로 높지 않아 음식을 먹으며 부담 없이 반주로 곁들이기 나쁘지 않았음 (요즘 많이 소비되는 막걸리가 가볍고 도수가 낮고 달달하고 탄산이 있어 청량감이 느껴지는 음료수 느낌이 나는 막걸린가 봄) 돼지국밥에 반찬을 안주삼아 한 병을 다 비웠는데 막판에 취기가 훅 올라왔음 이모님이 계산해주시는데 귀찮아서 네네, 맞아요~ 만 하다가 나중에 금액계산이 잘 못된 걸 알았음 큰 차이도 아니고 본인 잘 못도 있어 그냥 패스함 잡내를 좋아하진 않지만 엄청 민감한 편도 아니라서 약간의 잡내는 신경 쓰지 않고 먹는데 잡내를 크게 느끼진 못했음 뜨끈한 국물요리를 좋아하는데 다대기를 넣어먹는 국밥에선 아낌없이 다대기를 풀어 칼칼한 맛을 추가해 먹는 취향이라 담백한 국물 베이스에 칼칼한 다대기의 맛, 거기에 밥 한 공기 뚝딱 말아 뜨끈하게 먹으니 트레킹 일정의 마무리를 제법 괜찮게 짓는 느낌이었음 식사로도 잘 먹었지만 술안주로 더 잘 먹었음 아, 자리에 앉았을 때 상을 넘 대충 닦아주셔서 수저, 젓가락을 그냥 내려놓기가 좀 그랬음
쌍둥이 돼지국밥
부산 남구 유엔평화로 35-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