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일 저녁, 창가 자리에서 펑펑 내리는 함박눈을 바라보며. 조용하고 편한 차분한 분위기에서 조금은 느슨하게 담소를 즐기다. 주말 저녁, 언니와 한남 마구로센을 갔으나 이번에도 실패. (일요일 휴무였음 ㅠㅠ) 올라 KBS점 예약을 하고 여의도로 차를 돌렸다. 올라 KBS점의 경우 주말엔 가게 앞 혹은 도로 맞은편 공영주차장에 차를 무료로 댈 수 있다고 한다. 기왕이면 맞은편 주차장을 이용하려했으나 U턴 할 곳을 못찾아 결국 가게 앞 주차. 날도 춥고 잘 안신던 스틸레토 힐을 신고 운전을 한터라 조금이라도 덜 걸을 수 있어 느-무 좋았다^^ 점심으로 뜨끈한 설렁탕(밥!)을 먹었기에, 쌀 보단 면요리가 좋을 것 같아 파스타를 골랐다. 해산물과 찹쌀 누룽지가 들어간(응?) 크로산테(2.5)가 취향 상관없이 먹기 무난할 것 같아 파스타는 요걸로 선택!! 또 다른 일행분이 곧 도착한다고해 안심 스테이크도 (130g/3.5) 미리 주문했다. (양이 잘 가늠이 안가 직원분께 물어보니, 익힌 후 크기가 주먹만 하다고해서 하나 더 시켰다.) 나는 미디움레어, 언니는 미디움웰던인데 오시는 분 취향을 몰라 그냥 미디움으로 시켰다. 올라가 식전빵이 괜찮다고 하더니, 받아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다른 곳보다 크기도 컸고!! 따끈따끈 속은 촉촉 겉은 딱딱하지 않아 맛도 있었고 먹기도 좋았다. 둘 다 빵순이라 맛있게 먹음. (다른 빵도 하나 있었는데 마늘빵 먹느라 존재를 잊어버림.) 파스타가 먼저 나왔는데 매콤한 토마토 스파게티다 보니 물리지도 않고 괜찮았다. 찹쌀 누룽지가 독특했는데 쌀을 좋아해서 그런지 매콤한 토마토 소스가 잘 베어든 그 맛이 참 좋았다. (같은 쌀이어도 리조또랑은 또 다른 느낌이라 나중에 집에서 비슷하게 만들어 볼 예정!!) 스테이크가 나왔고 일행분 도착! 오시는 분이 늦는다고 식사를 먼저 하라고하셔 먹고 있었지만 셋이 먹기엔 양이 부족해 리조또를 하나 더 시켰다. 샤프란 리조또(2.5)를 시켰는데, 개인적으론 파스타보다 리조또가 더 맛있었다. 스테이크는 무난했다. 나오자마자 먹었으면 좋았을텐데 일행분이 오시고 인사를 나누느라 맛있게 먹을 타이밍을 조금 놓쳤다. 홀그레인머스타드를 좋아해 열심히 고기를 잘라 소스와 함께 먹고 있었는데 와!!! 함박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앉은 자리가 창가 쪽이고 바로 앞이 여의도 공원이라 시야를 가로 막는 장애물이 없어 너무 좋았는데..... 밤하늘에 하얗게 내리는 눈. 고층 건물들의 빤짝이는 불빛. 온기가 느껴지는 공간. 어두운 조명이 주는 차분한 분위기. 따뜻하고 맛있는 음식. 좋은 사람들과의 담소. 정말이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모두 갖춰놓은 아름다운 밤이였다. 문득, 어릴 적 봤던 동화책 성냥팔이 소녀가 생각이 났다. 소녀에겐 미안하지만, 소녀가 창문 밖에서 바라보던 그 공간에 내가 들어와 있는 것 같았다. 사실 새로오신 일행분이 편한 분은 아니라서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자리였다. 하지만 감사하게도 편하게 대해주신 덕분에 식사를 하며 재밌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레스토랑의 따뜻한고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조금은 느슨하게 담소도 즐길 수 있었다. (이날 레스토랑 창 너머로 본 아름다운 저녁풍경도 한 몫을 한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라떼를 주문했는데, 라떼도 괜찮았다. 레스토랑 문을 나서는데 펑펑 내리는 함박눈때문에 평소보다 세상이 더 환해보여 기분이 좋았고, 밤하늘 여의도 고층 빌딩의 불빛들이 반짝이는 보석같아 너무도 아름다웠다. 돌아가는 길은 눈 때문에 조금 고생했지만 (감성충만에서 현실로 돌아옴.) 이날 올라에서 즐겼던 저녁식사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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