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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리오라범
추천해요
9개월

얼마전 동네 분식집에서 쫄면과 군만두를 먹은 적이 있다. 가격이 저렴하길래 요즘같은 고물가 시대에 의외다 생각했으나, 곧 나온 음식의 비주얼에 실소가 나왔다. 흔히 생각하는 중국집 군만두 크기가 아닌 호두과자만한 볼 크기의 군만두 5알이었던 것이다. 누가 누구를 기만한 것도 아니고 군만두 크기에 국룰(?)이 있는 것도 아니니 씁쓸하지만 따질 일도 아니었다. 태산만두에는 참 오랜만에 갔다. 음식이 어땠는지 기억도 잘 나지 않았고, 지난 방문 때는 염치 없게 얻어먹었는지 가격도 체감되는 바가 없었다. 죄송한 말이지만 '만두가 만두이거니'하는 마음으로 찾았다. 그렇게 나온 군만두 열 알은 만두 크기에 관한 국룰을 시원하게 무시하듯 작은 접시에 꽉 찬다. 아무리 봐도 확실히 조금 더 큰 듯하다. 한 입 베어보면 크기가 허세만이 아닌 게 속도 고기로 꽉꽉 차 있다. 쫄면과 함께 주문했는데 평소 1면식 1사이드를 주로 먹던 나로서 태산만두의 1쫄면 1군만두는 양이 조금 과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정신없이 먹다 배가 차오르니 주변에 눈을 돌렸다. 흥미롭게도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참 많았다. 특별히 호불호 갈리지 않는 음식이라서 또 마음껏 배불리 먹어도 그리 부담되지 않는 가격이라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대단한 값을 치르지 않은 사람에게도 좋은 음식을 충분히 내어주는 이 식당이 오래 남아있었으면 한다. 돌아가는 길엔 집에 계신 어머니가 생각났다. 비록 버스를 타고 돌아가지만 오늘 하루만 승객들에게 죄송한 마음으로 비빔군만두 하나를 포장했다.

태산만두

대구 중구 달구벌대로 2109-3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