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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의별

추천해요

3년

수원 카페&베이커리 페어 갔다가, 멀리까지 왔는데 커피만 먹고 가기 섭한 마음에 검색을 해보니 짜장면이 안 달고 맛이 별로다 이상하다는 포스팅이 여럿 보이더군요. 탕수육으로 방송 탄 건 알았지만 짜장면에 대한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는데, 맛이 어떤지도 궁금하고 잘하면 괜찮은 짜장면을 맛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노부부가 운영하던 곳으로, 2018년 2월 생활의달인에 나와서 줄 서서 먹는 가게가 되었다가, 2018년 여름 할아버지께서 폐렴으로 돌아가시고 한동안 문을 닫았었죠. 현재는 할머니 혼자 운영하고 계시구요. 메뉴판에 가격이 써있는 것들만 주문이 가능한데, 예전에는 탕수육 옆에 ‘하루에 5사라만 합니다’라고 써놓으셨던데 지금은 ‘탕수육 합니다’로 바뀌었네요. 짜장면 평이 안 좋아서인지 먼저 앉아계시던 손님들은 (짬뽕 먹기에는 더운 날씨였음에도) 짬뽕 두 그릇과 탕수육을 주문하셨는데, 저는 혼자 짜장면을 한 그릇 주문해 봅니다. 짜장을 찍어 먹어보니 설탕과 MSG 양을 춘장의 씁쓰름 시큼털털한 맛을 가릴 수 있을 정도로만 소량 넣으신 것 같네요. 하지만 다 가린 건 아니고 드라이한 느낌도 들고 시금한 맛도 슬쩍 느껴지는 데다 생강은 또 아낌없이 넣으셔서, 일반이 생각하는 짜장면 맛과는 1만 광년 정도 차이가 나는 맛이었구요. 이 정도면 짜장면 맛이 이상하다고 할 법하네요. 그렇다면 면은? 짜장 아래 숨겨진 면발을 들춰 보니 희고 투박한 모양새의 것이 보이길래 투박한 짜장에 투박한 면이려나 생각을 했는데 이게 웬걸 면은 또 쫄깃합니다. 면 색깔/모양만 봐서는 첨가제가 안 들어가서 쫄깃한 맛은 없을 것 같았는데 말이죠.(제가 맛을 보고 뭐가 들어갔다 안 들어갔다 맞출 수 있다는 건 아니고, 비주얼에서 기대하지 못한 쫄깃함이 느껴졌다 정도로 생각해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그 쫄깃함이 (첨가제가 들어간 고무줄 같은) 불량한 쫄깃함으로 느껴지지 않아서 좋았구요. 중화분식 짜장면의 맛은 세련되게 다듬은 맛도 아니고 오리지널/정통적인 맛도 아닌 어떤 과도기적인 맛이라고 하겠는데, 이 정도면 충분히 이 가게의 개성으로 인정하고 존중할만하다는 생각입니다. 거기다 이 맛이 언제까지 남아있을 수 있을지요. 있을 때 한 번쯤 드셔보시기를 권해 봅니다. 다만 취향에 맞는 분들보다는 맞지 않을 분들이 (훨씬) 더 많을 것 같으니 참고하시구요. 중화분식. 이름은 분식인데 내용은 중식이고, 모양은 평범한데 맛은 이상한(?) 짜장면을 파는 곳에 어울리는 이름이네요. PS : 유퀴즈 온 더 블럭 24회에서 유재석 씨랑 조세호 씨가 여기서 짜장면을 먹었는데 과연 맛있게 드셨을지 궁금하네요... https://youtu.be/JlRKCWUkSW0

중화분식

경기 수원시 팔달구 창룡대로7번길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