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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의 라밀(LAMILL) 커피, 멜버른의 듁스 커피 원두를 사용합니다. 개인적으로 라밀 커피를 좋아해서 반가웠구요. 이제 오픈한지 한 달이 좀 넘은 것 같네요. 갓 오픈한 매장에 잔소리를 하기는 뭐합니다만, 좋은 점도 있었지만 아쉬운 점도 있어, 응원하는 마음으로 한마디 해 봅니다. 간만에 라밀의 블랙 오닉스 블렌드로 에스프레소를 마셨는데요. 미국의 네임드 로스터리답게 두툼하고 묵직한 바디를 가진, 부드러운 초콜릿 풍미가 애프터까지 길게 이어지는 깔끔하고 맛있는 커피였어요. 그런데 마시다 보니 에스프레소는 맛있었지만, 물이나 우유에 희석하면 좀 밋밋해질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카푸치노를 주문해 봤는데, 메뉴판에 영어로 드라이 카푸치노라고 써있는데 반해, 실제로는 드라이 폼이라고 하기엔 부드럽고, 웻폼이라고 하기에는 단단한 거품의 카푸치노가 나왔습니다. 거품 위에는 시나몬 파우더가 뿌려져 있는데, 부드럽게 초콜레티한 이 커피에는 시나몬이 별로 어울리지가 않네요. 카카오 파우더를 뿌려서 나왔다면 더 좋았을 것 같구요. 카카오 파우더 + 웻폼이면 보기에도 더 좋았겠죠. 아니면 주문을 받을 때 시나몬 파우더를 뿌려줄지 물어볼 수도 있었겠구요. 커피 농도도 약간 연한 느낌인데, 라떼라면 납득이 갈 수도 있었을 것 같지만, 라떼보다 우유가 적게 들어가는 카푸치노의 농도로는 좀 애매하네요. 카푸치노보다 더 작은 잔으로 플랫화이트를 만든다면 적당할 것 같기도 하구요. 카푸치노가 이 정도면 라떼는 샷 추가를 해야 하려나 싶은데, 메뉴판에 샷 추가는 보이지가 않는군요. 메뉴판에는 없어도 문의하면 샷 추가가 안 되지는 않겠습니다만. 사실 커피 농도의 문제는 바리스타마다의 편차일 수도 있어요. 직원이 여러 명 있는 매장에서는 아쉽게도 흔한 일이기도 하구요. 그런 편차가 적어야 좋은 카페겠습니다만, 바리스타 교육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더라구요. 그런데 농도의 문제가 셋팅의 문제거나 편차의 문제라면, 반면에 시나몬 파우더가 뿌려진 드라이 카푸치노는 너무 안일하게 만든 메뉴가 아닌가 싶어요. 개인적으로 요즘 카페 중에 카푸치노에 시나몬 파우더를 뿌려주는 곳도 정말 오랜만이고, 더구나 묻지도 않고 뿌려주는 건 더더욱 오랜만이라 좀 당황스럽기도 했네요. 어떤 방향으로든 개선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러쿵저러쿵 떠들었습니다만, 커피 마실 곳 없는 신촌에 커피 마실 곳이 생겨서 좋구요. 오래 성업하셨으면 좋겠고, 라밀 커피 맛있으니까 많이들 드셔주셨음 하는 마음입니다. 근데 사람들이 듁스는 알아도 라밀은 몰라서 듁스만 계속 주문이 들어오는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ㅠㅠ

트리클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 3-3 1층 104호, 204호

미식의별

이제 라밀 없고 듁스만 있대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