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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키앙고이를 마셨습니다. 매장에서 제공하는 노트는 오렌지, 청포도, 캐러멜, 초콜릿이구요. 오렌지가 느껴지나 싶은 순간 청포도가 앞으로 확 치고 나옵니다. 오렌지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를 부드럽게 감싸고, 청포도는 늦은 출발을 하지만 더 강하게 어필을 하구요. 식을수록 둘이 합쳐지면서 청포도에 오렌지를 살짝 섞은 느낌이 듭니다. 후반부에는 적당히 진득한 캐러멜의 단맛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그 뒤로 혀뿌리에 부정적인 텁텁함이 약하게 올라옵니다. 아마도 이 텁텁함을 초콜릿 노트로 적지 않았나 싶은데, 부정적인 디펙트로 보아야 할 것이구요. 커피를 삼킨 후 잠시 가만히 있으면 캐러멜이 애프터테이스트(후미)로 올라와 혀뿌리가 달달해집니다. 조금 후 약한 텁텁함 또한 세트로 같이 올라옵니다만. 하지만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부분이 훨씬 많고 부정적인 부분이 크게 신경 쓰이지는 않아서 맛있게 잘 마셨습니다. 5천 원 핸드드립으로는 모자람이 없는 충분히 좋은 맛입니다. 더구나 테이블과 의자의 높이가 정상적(?)이고, 공간 넓이에 비해 좌석이 적어 여유롭구요. 포근한 느낌의 재즈 넘버들이 계속 나와서, 커피와 공간과 음악의 앙상블이 기분을 절로 릴렉스하게 만들어줍니다. 합정동에서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서 여유롭게 휴식을 즐기고 싶으시다면 ‘커피볶는 홍소’만한 곳이 없을 것 같네요.

커피볶는 홍소

서울 마포구 성지5길 1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