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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의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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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개월

일산의 홍시 커피 로스터리가 알토커피바로 개명하고 일산, 인사동에 이어 합정동 YG 사옥 맞은편에 문을 열었습니다. 알토커피바는 여느 카페들과는 달리 블렌드 원두를 사용하지 않고 싱글오리진으로 머신커피를 내리는데, 이건 홍시 시절부터 쭉 그래왔었구요. 다만 여러 가지 원두를 고를 수 있는 건 아니고, 일정 기간 한가지 싱글오리진을 사용하고, 이후에 또 다른 싱글오리진으로 커피를 변경하는 식입니다. 커피는 아메리카노(5,000)를 마셨는데, 처음 몇 모금에서는 좋은 과실 풍미와 진한 단맛이 꽤나 또렷하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약간 시간이 지나니 가장 맛있는 윗부분이 칼로 도려낸 듯 사라지고 마네요. 이후에는 과실향이 라이트미디엄 인텐스로 부드럽게 나오는데, 좀 더 식으니 후반부에 꺼글거리고 텁텁한 맛과 곡물맛이 약하게 올라옵니다. 완전히 식었을 때는 과실향이 좀 더 강해지는데, 텁텁한 맛과 곡물맛의 인텐스는 그대로인 걸 보면, 이 부정적인 뉘앙스들은 커피가 안 익어서 나는 맛은 아니에요. 이 정도면 상당히 잘 볶은 커피지만, 이 아메리카노가 5천 원의 값어치를 하려면, 처음 몇 모금에서 또렷하게 느껴졌던 좋은 과실 풍미와 진한 단맛의 인텐스가 훨씬 길게 지속이 되었어야 합니다. 이 문제는 좀 더 정교하고 수준높은 로스팅을 하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지만, 말은 쉬워도 실천하기는 매우 어려운 방법이죠. 또다른 해결책은 커피를 블렌딩하는 것인데, 이쪽이 앞의 것보다는 좀 더 쉬운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 블렌드 원두는 각각의 싱글오리진이 가진 장점을 합하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은 덜 정교한 로스팅을 하더라도 맛, 향, 바디, 지속력 등에 부족함이 없는 커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블렌드를 만드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사실 어려운 일입니다.), 하나의 싱글오리진이 가진 포텐을 최대한 발현시키고 결점 없이 맛있는 커피를 만드는 것보다는 쉽습니다.(그래서 블렌드까지는 먹을만하지만 싱글은 별로인 로스터리들이 많은 거구요.) 알토커피바가 앞으로 어떤 답을 내놓을지는 알 수 없지만, 모쪼록 이 가격을 납득할 수 있는 맛을 내는 날이 오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https://tastexplain.postype.com/post/16373358

알토 커피바

서울 마포구 희우정로1길 6-6 지하1층 10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