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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벤사 카차라 내추럴을 마셨습니다. 매장에서 제공하는 노트는 라벤더, 리치, 밀크초콜릿, 꿀에 절인 꽃잎이구요. 노트에 부합하는 뉘앙스가 느껴지긴 하지만 인텐스가 낮아요. 바디와 단맛은 미디엄 정도의 인텐스로 느껴지구요. 단맛을 끌어내는 데 너무 집중하다 보니, 단맛과 바디에 비해 노트의 인텐스는 너무 낮고, 전체적으로 조화롭지가 않아서 맛이 좋은 커피라고는 할 수가 없구요. 식으면서 부정적인 뉘앙스가 느껴지는데, 로스팅 디펙트도 있지만 로스팅 머신의 배기 문제로 인한 디펙트도 있는 것 같네요. 그을린 맛과 눌은 맛이 먼저 느껴지는데 배기 디펙트인 것 같고, 좀 더 뒤에 올라오는 텁텁한 맛은 로스팅 디펙트인데, 후자는 식을수록 더 강해져서 나중에는 입천장과 혀뿌리가 굉장히 텁텁해집니다. 커피에서 단맛이 중요하다는 건, 단맛은 부족한 채로 노트를 발현시키는 데만 집중하면 안 된다는 것이지, 단맛이 나오면 나머지는 다 자동으로 해결된다는 게 아닙니다. 클린컵만 나오면 다 장땡인 듯 구는 클린컵 성애자들의 뒤를 이어, 단맛 성애자들이 여기저기 보이고 있는데, 단맛과 클린컵과 노트의 인텐스는 커피의 삼위일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셋이 어떤 범위 안에 들어와야 좋은 커피라고 할 수 있고, 어느 하나가 뛰어나다고 해서 다른 하나의 부족함을 메울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이보다 못한 커피도 많다는 것이고, 그렇다고 아래만 봐서는 발전은 요원한 일이겠지요.

니어 커피 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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