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커피클럽에서 커피사촌의 여름 블렌드를 맛나게 마시고, 커피사촌의 커피에 대해 좀 더 디테일하게 알아보고 싶어서 원두를 구입해 보았습니다. 일단 무산소가공 커피가 들어간 시즌 블렌드는 잘 만드시는 것 같네요. 성산커피클럽에서 마신 여름 블렌드도, 원두로 구입한 새콤달콤 블렌드도, 커피가 아주 클린하고, 노트에 부합하는 향미가 또렷하게 잘 느껴집니다. 원두의 상미기간(좋은 향미가 유지되는 기간)도 길구요. 반면에 원두로 구입한 에티오피아 내추럴은 좋은 향미도 강하게 느껴졌지만, 열량 과다로 인한 부정적인 향미도 상당한 인텐스로 나오더군요. 성산커피클럽에서 마신 에티오피아 워시드에서도 비슷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내추럴도 이러니 아쉬움이 좀 더 커졌구요. 그래도 추출로 부정적인 뉘앙스를 최소화하면 제법 맛있는 커피를 마실 수는 있겠습니다만.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에티오피아 내추럴의 상미기간이 그리 길지가 않더라구요. 더구나 200g 단위로 파는 원두의 상미기간이 길지 않다는 건 좀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죠. 그래도 이 정도 수준의 무산소가공 블렌드를 만드는 곳은 많지 않고, 시즌 블렌드의 원두 가격도 (비슷한 커피를 만드는 여느 로스터리들의 것보다) 좋은 편이라, 시즌 블렌드에 한해서는 상당히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겠습니다. 싱글오리진은 커피마다의 편차이거나 배치마다의 편차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경험상 좀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지 않을까 싶구요. 다른 커피 다른 배치에서는 문제없이 좋은 맛이 나와준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만, 싱글오리진 음용이나 구입은 좀 더 신중히 하시는 게 좋을 수 있겠습니다. 이용에 참고하시길요.
커피 사촌 로스터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위시티로 4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