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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우키는 본래 COE(CUP OF EXELLENCE) 커피를 취급하는 것으로 유명한 곳 중 하나였죠. 하지만 한동안 COE를 볼 수 없었는데, 오랜만에 방문해 보니 과테말라 COE 2위를 판매하고 있네요. 더구나 과테말라 COE 2위가 한 잔 1만원이면 굉장히 착한 가격이죠. 로우키는 폼이 좀 하락세였는데, 최근 다시 폼이 올라오고 있는 느낌이라 간만에 COE를 한 번 마셔봤습니다. 컵노트는 블루베리, 자스민, 피치, 쥬시, 링거링(긴 여운), 엘레강스이고, 노트에 부합하는 향미가 라이트와 미디엄의 중간 정도 인텐스로 올라오네요. 바디는 미디엄이고 또렷한 단맛이 좋은데, 이 단맛이 쥬시한 단맛이라고 보기는 좀 애매하지만 어쨌든 단맛이 아주 좋습니다. 그런데 가장 인상적인 건 링거링(Lingering)이에요. 좀 더 익숙한 표현으로는 롱 피니시라고도 칭하는 애프터가 길게 지속되는 것을 뜻하는데요. 링거링이라는 노트를 적어놓은 커피는 적지 않습니다만, 실제로 마셔보면 링거링과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습니다.(그리고 언제나 문제는 로스팅이죠.) 로우키의 과테말라 COE 2위는 엘레강스한 애프터가 길게 이어지는데, 덕분에 안 그래도 천천히 마시는 커피를(제가 원래 커피를 좀 천천히 마십니다. 말하자면 A부터 Z까지를 모두 음미하는 거죠.) 좀 더 천천히 여운을 음미하면서 마셨던 것 같구요. 아쉬웠던 건 약간의 볶은 곡물 맛이 느껴졌고, 미약한 비릿함도 살짝 감지되더군요.(즉, 약간 언더디벨롭된 느낌이 약하게 존재했습니다.) 완전히 식었을 때는 맛은 유지되었지만 향은 남아있지가 않았구요. 하지만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은 커피였구요. 비싼 커피의 고급스러운 느낌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커피였습니다. 비싼 커피를 맛없게 마시고는 ‘나는 커알못이라 이게 좋은지 잘 모르겠다’는 분들을 자주 보는데요.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경험치가 필요한 커피가 없는 건 아닙니다만, 대부분의 경우 재료의 맛을 제대로 살리지 못해서 그렇습니다. 커피는 로스팅이라는 공정으로 맛이 백배천배 차이가 나는 음료라 비싼 재료로 형편없는 결과물을 만드는 곳이 허다하구요. 그런 점에서 로우키의 과테말라 COE 2위는 1만원을 지불하고 충분히 마셔볼 만한 커피라고 생각되네요.

로우키

서울 성동구 연무장3길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