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향가지, 계란볶음밥, 부추만두. 행복의 3 요소. 소룡포와 새우만두는 내 입맛엔 조금 느끼했고, 같이 나오는 생강채를 간장에 적셔 붓질하듯 소룡포에 간장을 묻혀주면 그제야 밸런스가 맞다. 다만 나는 소룡포를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줄 알고 소룡포 두 개와 당시 가지에 빠져서 어향가지를 사이드로 하나 시켰다. 그리고 난 세상에서 어향가지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됐다. 야상해의 어향가지는 익히 아는 촉촉한 느낌의 소스를 끼얹은 비주얼이 아니고, 마치 교촌치킨 혹은 내슈빌 치킨처럼 바삭하게 튀긴 뒤 고추기름과 빠르게 볶아낸 비주얼이다. 나는 어향가지는 좋아하지만 특유의 비릿한 뒷맛과 퐁신한 가지의 촉감이 거슬렸다. 이를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이 없어지니 나는 입안에서 환상을 경험한다. 간혹 먹방을 선보이는 유튜버들이 맛있는 음식을 먹고 지긋이 눈을 감는 퍼포먼스를 보일 때가 있는데, 난 그것을 매우 호들갑으로 여겨 기피했다. 그러나 야상해의 어향가지를 어금니로 씹는 순간 눈이 저절로 감기더라. 그 식감과 맛. 그것을 백퍼센트로 즐기기 위해 그 순간만이라도 시각을 포기하고 미각에 집중하리. 어향가지의 완벽한 짝은 계란볶음밥. 야상해의 계란볶음밥은 밥을 고슬하게 볶아낸 뒤 강불에 살짝 눌은 밥을 만들고 그것을 다시 알알이 알맞게 분배해내는 누룽지 타입 볶음밥이다. 느끼하지 않고, 가령 느끼하더라도 그 사이에 어향가지를 한 입 하면 눈물 쏙 나올지도. 다만 계란볶음밥도, 어향가지도 꼬득하게 바삭하여 턱이 아플 수 있다. 턱이 약하다면 방문에 주의하시길, 내 웨이팅이 더 짧아질 수 있도록. 사천소면, 마파두부, 토마토 달걀 볶음은 특별한 점이 없다. 특히 사천소면은 먹을 바에 어향가지를 두 번 먹도록 추천하겠다.
야상해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23길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