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녀석을 생각하면 거의 가슴이 아릴 지경이다. 미치도록 그립고 내 집 앞에서만 장사해줬으면 좋겠다. 매우 비좁은 매장 내부, 복도랄게 없이 등을 맞대고 앉은 손님들 사이로 지나가야 해서 조금씩 부딪힐 수밖에 없을 정도로 좁지만 난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손님들과 동질감을 넘어선 전우애를 느낀다. 이들 모두 아카이타코라는 악마적 음식에 매료된 추종자들이자 팬클럽일 것이며, 문을 나서며 돌아서서 ‘굉장한 집이었다’며 결국 고개를... 더보기
아카이 타코
광주 동구 중앙로160번길 12-1
무뚝뚝한 젊은 알바생들이 구워주는 고기는 맛있는 곳. 쌈채소는 없냐고 물어봤다가 2초간의 말없이 불타는 응시에 나는 뺨을 맞는 줄 알았다. 3초간 계속되었다면 그때는 결국 맞는 줄 알고 운명을 받아들였을 것. 장난스럽게 쓰긴 했지만 화는 둘째치고 당혹스러웠다. 없으면 없다고 하지. 고기는 맛있다. 삼겹살은 평범하기 때문에 먹고 싶으면 먹고, 시켜야 할 것은 목살이다. 목살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 나도 여기선 목살이 더 좋았다... 더보기
한강껍데기
서울 마포구 망원로 48-1
조금 의아한 콩국수의 세계. 이것이 콩국수 계의 정답지라면 난 빵점을 맞겠소. 수원의 보승칼국수에서 만난 콩국수에 황홀경을 목도한 뒤로 콩국수에 목말랐던 나. 머나먼 수원 여정에 조금은 지쳐 서울의 콩국수를 찾아 첫번째로 시도해본 집. 가격은 놀라웠고, 그에 비해 맛은 평범해 더욱 놀라웠다. 맛있는 콩국수를 찾자! 라는 마음으로 여자친구와 신나게 찾아보고 온 곳이라 더욱 아쉬웠으며, 마지막에는 여자친구 마음을 편하게 해주기... 더보기
진주집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6길 33
한 때는 영혼의 단짝이었던 곳⋯ 꿔바로우, 쯔란돼지고기덮밥, 쯔란소고기덮밥, 챠오미엔, 부추계란볶음, 마파두부, 우육면⋯ 내게 딱 맞춘 듯한 맛으로 날 포근히 감싸주던 곳은 분명 대풍수가 맞다. 어느 음식점에서도 이런 애정을 느껴보지 못 했다. 대풍수에게 가진 내 애정이 자랑스러울 정도였다. 음식은 산처럼 나왔고, 1인분 같은 메뉴가 2인분 양으로 나와서 무리해 먹는다고 해도 3명은 가야 메뉴를 두 개 시킬 수 있었다. 사실 ... 더보기
대풍수
광주 북구 설죽로202번길 71-1
외지인들에게 나의 베테랑이 푸대접을 받는 것 같아 쓴다. 유치원 때부터 종일반 선생님 손을 잡고 방문했으며, 우리 엄마는 고등학생 시절 담벼락을 넘어 베테랑을 먹었을 정도로 모자가 모두 어려서부터 좋아하는 집이다. 맛과 더불어서 특유의 시끌거림과 좌식 식탁의 무게에 이르기까지 내게 맛집이라고 한다면 갖추어야 할 특유의 분위기는 모두 베테랑을 기준으로 정립되었다. 걸쭉한 텍스쳐의 국물과 조금은 불은 듯한 면, 얼빵한듯 해도... 더보기
베테랑
전북 전주시 완산구 경기전길 135
뽀얗고 요염한 닭이 내 여름나기를 돕는다는 건 어떻게 보자면 사랑과 다름이 없다. 개인적으로 나는 삼계탕을 선호하지 않는다. 삶아진 닭 특유의 미끄덩한 식감이 싫고, 삼계탕의 살코기 바르는 불편함이 급식 시절부터 차곡히 쌓였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집에서 해먹는 백숙을 더 좋아하는 편인데, 그것은 맛과는 관계 없고 손이 더러워지면 재빨리 화장실에서 손을 씻으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집의 들깨 삼계탕은 살코기를 바르... 더보기
청학동 들깨요리
전북 전주시 완산구 백제대로 231
어향가지, 계란볶음밥, 부추만두. 행복의 3 요소. 소룡포와 새우만두는 내 입맛엔 조금 느끼했고, 같이 나오는 생강채를 간장에 적셔 붓질하듯 소룡포에 간장을 묻혀주면 그제야 밸런스가 맞다. 다만 나는 소룡포를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줄 알고 소룡포 두 개와 당시 가지에 빠져서 어향가지를 사이드로 하나 시켰다. 그리고 난 세상에서 어향가지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됐다. 야상해의 어향가지는 익히 아는 촉촉한 느낌의 소스를 ... 더보기
야상해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23길 6
잠시 종로에 살던 때 바로 집 앞에 있어 심신의 안정을 얻었던 곳. 유튜브에 나와 매우 유명해져서 웨이팅 없이는 못 먹는 집이 되었으나 오픈 시간 맞춰서 나가기만 하면 되니까 괜찮았다. 사랑스런 탕수육은 나의 원픽. 이 탕후루 탕수육은 엄청난 만족도를 가져다준다. 먹다 보면 끝에 턱이 조금 아플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나만 먹을 수 있도록. 다만 다른 식사류, 짜장면 및 짬뽕은 솔직히 그저 그렇다. 간짜장이 없다는 점이... 더보기
효제루
서울 종로구 대학로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