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차이롱 #財龍 "생일에 만난 걸출했던 간짜장" 짜장면을 좋아하는 본인에게 소박한 선물을 스스로 주자면 남들 일할 때 일찍 퇴근해서 먹고 싶었던 중식당에서 간짜장 한 그릇 사주는 것도 왠지 로맨틱한 느낌이 든다 ㅎㅎ 이 소박한 선물로 내게 준 간짜장이 영등포 50년 업력의 화상 중식당인 <차이롱>의 간짜장과 유니짜장이다. 최근에 알게된 곳인데 타임스퀘어 건너편에 영등포 소방소 옆골목에 위치한다. 50년간 한 곳을 지키며 영업을 해서인지 내외관 모두 노포의 느낌이 나는 것 뿐만 아니라 왠지 무협지의 중화객잔의 느낌도 난다. 내부로 들어서면 좀 더 고어틱한 분위기의 공기가 느껴진는데 이런 느낌이 희한하게 정감가고 잘 어울린다. 왠지 제대로 찾아온 느낌. 이집은 뭐든지 바로 볶아 만드는 것 같다.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배달도 없는데 주방에서는 끊이지 않고 웍돌리는 소리가 난다. 물론 본인의 간짜장 주문 후에도 이 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뜨끈하고 근사한 간짜장이 서빙이 됐는데 비주얼과 향은 완벽하다. 얇고 탱글한 면은 백색에 가깝고 기름 투명함에 비춰보이는 양파와 양배추의 하얀색은 아삭함과 동시에 고소함까지 줄 것 같다. 진한 춘장의 향이 샤프하게 코를 찌르는 것이 딱 내스타일의 진한 간짜장을 예상하게 되고 물기나 전분기 없는 장의 모습은 간짜장의 정석과도 같다. 맛도 비주얼을 배신하지 않는다. 식감 좋은 얇은 면이 일단 퍼~~~얼펙트하다. 냄새대로 춘장의 향이 맛으로 다가온다. 샤프하면서 짭쪼름하다. 적당한 조미료와 설탕의 어시스트로 맛은 한 층 배가된다. 채소의 식감은 발군이다 못해 미쳤다. 양파, 양배추, 주키니가 모두 아삭아삭한데 생채소의 느낌은 전혀 없다. 강렬한 불로 짧게, 완벽하게 불을 댄 식감. <이런 간짜장을 잘 만든 간짜장이라고 부른다> 간짜장이 너무 맛있어 그대로 자리를 뜰 수가 없다. 그래서 추가로 유니짜장을 부탁드렸다. 이집은 기본짜장이 유니짜장이다. 면은 간짜장과 같은 면인데 장은 유니짜장의 정석으로 재료의 칼질이 정확하다. 채소들은 모두 다진고기 사이즈보다 작게 잘 준비되어 있고 간짜장에 비해선 연하지만 정확하게 맛있는 유니짜장의 고소함과 감칠맛을 잘 갖고있다. 맛없다고 할 사람 없을 것 같은 균형이 잘 잡힌 훌륭한 유니짜장이다. 다 먹고 자리를 나서니 파란 하늘이 나를 맞이한다. 5월의 시원함 5월의 따스함이 동시에 느껴지는 날씨에 가늘게 불어오는 찬바람과 그에 대비되는 파란하늘 그리고 맛있게 먹은 간짜장과 유니짜장의 느낌을 만끽하면서 걸어가는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훌륭한 맛 오래 보존되길 바랍니다> PS: 가지런히 정렬되 엄지걸이로 줄까지 맞춘 면만 봐도 이집 주방의 기본기가 보인다. PS2: 알고보니 여기가 범죄도시에서 장췐이 마라룽샤 먹던 바로 그 식당이라고 ㅎㅎ PS3: 이집 상호가 차이롱인데 발음상 어감은 뭔가 맛없는 프랜차이즈 중국집 스럽다. 그러나 한문 발음으로 “재룡 / 財龍” 다시말해 재물을 가져다주는 수호신으로서 용을 상징하는 이름이다. 주인장의 간절한 마음이 담긴….
차이룡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로36길 8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