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오쓰세이로무시 "회식이나 회의하기 딱 좋은 여의도 스타일" <세이로무시>라는 음식을 처음 먹어본 것이 약 7-8년 전 쯤인가? 가로수길에 <음>이라는 식당이였다. 작은 식당이였는데 분위기도 좋고, 고기의 질과 차림새도 일본스러운 멋진 가게였다. 편백나무찜통에 살짝 쪄서 먹는 고기와 채소는 샤브샤브와는 또 다른 진한 맛을 주는 별미였다는 맛의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 뒤로 우리나라 세이로무시는 이상하게 변했다. 프렌차이즈에서 저가로 질 나쁜 고기로 대충 찜통에 넣고 쪄내는 싸구려 음식으로 전락을 시켜버렸고, 그 사이 스키야시가 약진하면서 세이로무시는 기억 저편으로 넘어가는 듯 했다. 동시에 저가 편백찜도 그 기운을 잃고 망해가는 트렌드! 쪄서 먹는 세이로무시의 특성상, 부드러운 식감을 위해 마블링이 좋은 소고기를 쓰는 것이 좋으나 냉동 저급 소고기를 쓰는 저가 프렌차이즈 편백찜은 일반 국민들에게 편백찜이 맛없다는 인상을 깊이 심어줬다. 음식의 본질을 보지 못하는 장사치의 오류다. 중요한 저녁회의 장소로 여의도의 <오쓰 세이로무시>라는 곳을 안내받았다. 검색해보니 꽤 그럴싸하게 꾸며놨고 홀도 넓은데 룸도 많아 조용히 이야기 하기도 좋아보인다. 게다가 요리의 라인업이 이자카야의 심플버전이라 꼭 세이로무시 아니더라도 일식 안주로 음주도 가능해 보이고... 또 게다가.... 이곳은 BTS 멤버 중 한 명의 가족이 하는 곳이라는 것이 알려져 간간히 외국 BTS 팬들도 오신다고들 한다. 요리 먼저 먹어봤는데... 도미회는 부위별로 내어주고 양은 많지 않지만 숙성이 잘 되고 비린내 없이 도미의 맛이 좋다. 회 잘하는 집이다. 오징어튀김은 작은 사이즈의 오징어를 튀겨 깔라마리 튀김의 느낌이고 꽈리고추도 튀겨주는 센스도 좋다. 다만 본인이 스페인에서 너무 많은 깔라마리 튀김과 꽈리고추 튀김을 막대한 량으로 먹어 개인적인 일시적 비선호인데, 간 잘된 튀김은 씹는 질감이 있어 맥주나 사케의 안주로 참 좋다. 이집에서 유명하다는 고구마 구이와 버터는 주문하지 않아도 되겠다. 퍽퍽하다 못해 질긴 고구마와 이쁘긴 한데 사용하기 굉장히 어려운 버터는 참으로 먹어내기 난감하다. 큼지막한 금태를 예쁘게 구워내왔는데, 잘 굽는 집의 겉바속촉, 비늘 세우기 등의 기교는 없다. 그냥 데바에 구워낸 평범한 금태이고 비싸다. 진짜 아쉬운 것은 다이콩오로시를 강판에 갈아 내어 주는 것이 맞으나, 기본이 안되었는지 무를 프로세서에서 덜덜 갈아 뭉쳐 줬다. 그 위에 뿌린 간장의 양도 현저히 적을 뿐만 아니라 오로시가 아닌 갈은 무는 원래의 역할을 못한다. 맛없다. 세이로무시는 맛만 보려고 1인분만 주문을 했는데... 꽤 잘한다. 고기의 질도 좋고 마블링도 좋아 쪄냈을 때의 고기 질감이 부드러움과 진한 고기의맛과 고소한 기름의 맛이 잘 어우러진다. 역시 세이로무시 집이라 세이로무시는 좋네. 마무리로 이집 시그니쳐라는 갈치우동을 주문했는데 잘하지는 못한다. 국물도 깊이가 모자르고 향이 적다. 얇은 갈치튀김은 생선 비린내가 살짝 나고 빵이 너무 얇아 만족감이 없다. 우동면은 건이나니와 우동을 쓰는 것 같은데 매끈한 식감이 크지 않다 잘 만든 우동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전체적으로 회식용, 접대용으로는 손색이 없지만 진짜 제대로된 맛집으로는 아쉬움이 있다. 곁들임의 수준이 탑레스토랑이나 탑이자카야 수준은 아니지만 중상급 수준은 되고 메인 요리인 세이로무시는 나쁘지 않으니 맛을 원한다면 세이로무시로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오쓰세이로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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