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한 연말을 보내고 계시는지 묻고싶은데, 그러기가 민망한 시절이 되었습니다. 고마운 선물은 맛있게 먹었고 남은건 조각조각 냉동실에 들어갔어요. 어디선가 “행복이 뭔가요” 라는 질문에 “기분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거죠”라는 대답을 돌려주시던 스님의 얼굴이 생각나는데, 저는 그 기억을 어린날 받은 영원의 선물처럼 간직하며 살아갑니다. 하루에 한번이건 세번이건 끼니는 매일 돌아오는 것이고 맛있는걸 즐기는 것 만으로도 삶이 얼마나 행복할까요. 정성스럽게 기분좋음을 유지하며 살아가려 노력해요. 그리고 그런 정성스러움을 쌓으려면 공짜가 아닌 평화가 내 발 밑에 있어야하며 그 한꺼플을 벗기면 새카맣게 말라붙은 피가 있음을 운 좋은 시절에 태어난 나는 잊고만 살아갑니다. 다음 시즌에는 그저 내 입, 내 눈 행복할 걱정이나 하고있는 나로 돌아가고싶기에 모든분들의 노고에 감사합니다. 저의 감사를 받으실 크고작은 모든 행동을 하시는 분들의 편안한 밤을 위해서 종교는 없지만, 마음깊게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