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운동을 나갔다가 산내중 근처 골목을 둘러본 적이 있다. 아이가 졸업한 후로는 발길이 잘 닿지 않던 곳인데, 골목 안쪽에 눈에 띄는 갈비집이 하나 있었다. 8월과 9월 사이에는 엄마의 생신이 있다. 딸이 다섯인데, 외국에 사는 딸들은 그곳의 방식대로, 가까이에 있는 나머지 딸들은 우리들의 방식대로 축하를 전한다. 대가족이다 보니 모임 장소 정하기도 보통 일이 아니고, 서로 시간 맞추기는 더더욱 어렵다. 우리 자매들은 다행히 모두 같은 아파트에 살아서 평소에도 자주 보고, 소소한 행사 때는 각자 모임을 갖곤 한다. 한꺼번에 모였다가 휑하니 헤어지면 부모님이 오히려 쓸쓸해하실 수 있으니, 이번에도 날짜를 나누어 축하해 드리기로 했다. 막내인 나는 생신 당일, 저녁식사때를 선점했다. 직장다니는 남편과 딸의 시간을 조율해서 식당앞에서 만나 들어갔다. 평일이라 예약은 하지 않았다. 식당에 들어서며 느낀 첫 인상은 깔끔하고 쾌적했다. 외관과 내부 모두 현대적이고 정돈된 느낌이라, 격식 있는 자리나 부모님을 모시고 가기 좋은 분위기였다. 이곳 대표 메뉴인 소갈비와 양념돼지갈비를 주문했다. 다소 어린 종업원들이 친절하게 셀프바 이용 안내를 해주었고 고기 그릴링 선택에 대해서도 설명해줬다. 우린 테이블 하나만 사용할거라 직접 굽기로 했다. 고기를 기다리는동안 테이블 셋팅이 되었는데 특이하게도 김치가 3종류나 있었다. 마카로니 샐러드도 평범하지 않았다. 숯불 화로 옆엔 별도의 화구가 있었는데 거기엔 청국장 뚝배기가 놓여졌다. 찬은 1개씩 셋팅해줘서 추가를 위해 셀프바로 가보았다. 세상에!! 이렇게 깔끔하게 유지되는 셀프바는 처음이다. 김치는 3종이 아니라 4종이 있었는데, 구색맞추기용이 아닌 따로 팔아도 될정도의 먹음직스러운 비쥬얼을 자랑하는 김치들이 정갈하게 담겨있었다. 살짝 숨죽은 파김치, 알싸한 갓김치, 아이들을 위한 백김치까지. 가지런히 담아 먹기좋은 크기로 썰어놓았다. 거기에 맛이 잘 든 열무김치까지 먹음직스럽게 담겨있었다. 집에서 철철이 김치를 담궈먹는데도 이 김치들이 너무 궁금하고 탐이나서 종류별로 담아왔다. 그 사이 고기와 숯이 기다리고 있어 소갈비부터 얹어보았다. 한우라 갈비가격이 저렴하진 않은데, 육질이나 크기등은 맘에들었고 기대가 되었다. 먹기좋게 잘라 엄마 접시부터 차례로 놔드렸는데, "으흥, 이거 맛있다. 씹을필요도 없어. 어쩜 이렇게 부드럽니?" 엄마의 말을 둗고 아빠도 한점 입에 넣으셨다. 역시나, 같은반응이다. 다행이다~! 엄마는 메뉴판을 못보셨기에 자주가던 식당과 견주어 맛을 평가해달하했다. 일종의 블라인드테스트다. <육미향> 승!!! 이름값을 한다. 김치말인데, 정말 맛있다. 김치먹고싶어서 밥을 주문했다. 김치에 밥만 먹어도 맛있었다. 열무김치에 시경을 쓴듯해서 의아했는데 후식을 주문하면서 이해했다. 이곳은 후식으로 칡면을 이용한 열무김치말이 냉면이 준비되어있었다. 이것도 정말 맛있어서 추천한다. 식사하는동란 매장 규모가 넉넉하고 분위기가 좋아 둘러보았는데 룸과 키즈플레이룸도 있어서 모임하기도 좋아보였다. 대형 주차장도 있어 차량방문도 편리하다. 마지막에 테이블 한켠을 치우고 케익에 초를 꽂아 축하를 하는데 종업원이 오더니 주변을 정리해주며 편하게 가운데 놓고 드시라 했다. 너무 친절해서 감동. 방문시간이 7시 30분쯤이었는데 꽤 많은 손님이 있었다. 입구에는 커피라운지가 있어 차를 가지고 나올때까지 기다리기 좋았고 이곳에서 판매하는 선물세트도 전시되어있었다. 쌀, 맥주, 보리된장, 갈비 등. 공부하시는 사장님인 듯. 다음날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아빠가 어젯밤에도, 아침에도 너무 좋아하셨다고. 양이 너무 많아 갈비 1대는 포장해드렸는데, 아침에 맛있게 드셨단다. 여기 자주가야겠다.
육미향
경기 파주시 교하로159번길 32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