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기억을 찾아 방문한 냉면집. 아주 어린 시절 가족들과 여행을 하던 중 엄마 아빠의 손을 붙잡고 갔던 기억이 있는 냉면집이다. 시간이 훌쩍 지나 근처 출장을 갔다가 내가 운전한 차를 타고 혼밥을 하러 옥천냉면을 찾게되었다. 감회가 남다른 식사ㅎㅎ 어린 시절 방문했을 때 이 집 냉면을 한 입만 먹고는 이게 무슨 냉면이냐며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그때만 해도 이 세상의 모든 냉면은 고깃집 냉면처럼 새콤달콤한 줄만 알았다. 어린시절의 기억처럼 냉면이 특이하다. 이 특이함이 이 곳을 찾게 하는 이유이기도, 이 곳에 실망하는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새콤달콤한 함흥냉면의 맛도 아니고 짭짤한 감칠맛의 평양냉면의 맛도 아니다. 상당히 달짝지근한 국물의 냉면. 밀면이나 소바가 떠오르는 국물이었다. 음식에 대한 설명을 읽어보면 돼지고기 육수에 천일염, 집간장으로 간을 한다고 되어있다. 그 때문에 익숙치 않은 집간장의 묘한 향도 느껴진다. 더불어 나는 마늘향과 같은 것을 꽤나 강하게 느끼기도 했다. 아무튼 국물이 달달하여 연달아 냉면만 먹기엔 조금 부담스러운 감이 있다. 그럴 때 별미가 되어주는 짠지. 고춧가루 향이 강력한 편이라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겠다 싶지만 단맛이 강한 국물에 밸런스를 맞추기 좋다. 다시 어린 시절 얘기로 다시 돌아가서 냉면에 실망했던 나는 고기완자만 열심히 먹었던 기억이 있다. 역시나 짭조름하고 부드럽고 촉촉한 고기완자. 다른 분들의 리뷰에 건조해졌다는 리뷰가 있어 시킬까 고민을 좀 하긴했지만 쌀쌀한 저녁에 찾아 사람이 별로 없어서인지 꽤나 촉촉한 완자를 맛볼 수 있었다. 크기도 기억만큼 커서 딱 한개만 자리에서 먹고는 모두 포장해서 왔는데 부모님의 훌륭한 술안주가 되었다. 나에겐 추억이란 치트키가 있어 맛있다, 아쉬웠다 이런 말로 표현하기가 어려운 집이다. 모두가 맛있게 먹을 거란 생각이 드는 집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런 냉면도 있다는 걸 한 번쯤 경험해보면 이렇게 시간이 흘러서도 기억하게 될 집이라고 생각한다.
옥천냉면 황해식당
경기 양평군 옥천면 경강로 149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