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줄평 : 삼천포 50여년 주방경력 노장의 정통 경양식 1. 경남 지역의 가성비 좋은 서민 식당 컨텐츠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섬마을훈태tv>에 소개되며 전국에서도 이제 몇 남지 않은 정통 경양식 레스토랑으로 인지도가 급상승한 <레스토랑 호수>에 다녀왔다. 2. 부산 서면의 최고급 경양식 레스토랑으로 큰 사랑을 받다가 화재로 사라진 <호수그릴>의 주방장으로 계셨는데 취미인 낚시를 원없이 하고 싶어 낙향한 시기가 서울올림픽이 개최되었던 1988년이다. 3. 일본의 화양식이 국내 유입되어 <그릴>이란 이름의 경양식당이 서울역사에서 개업한 시기가 1925년이고 서양의 문물에 열광하던 1960-70년대 큰 인기를 누리다가 1980년대 들어 이탈리아 요리가 서양 요리의 대세로 자리잡으며 경양식 돈까스와 함박 스테이크는 기사식당과 분식집에서 겨우 명맥을 이어갔다. 4. 경양식의 인기가 이미 시들어진 1988년도 삼천포에 자리잡은 레스토랑 호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통 경양식 레서피 그대로 망치로 고기를 펴고, 시판제품을 사용했더라면 훨씬 편했을 마요네즈와 스프를 직접 만드는 수고를 아끼지 않고 고집스레 장인의 길을 걸어왔다. 식당의 역사로만 봐도 어언 30여년이 훌쩍 넘은 노포요, 주방장의 역사를 따지면 50여년이 훌쩍 넘어선다. 5. 정통 경양식은 이미 대중의 시야 바깥에 자리해버린 장르라 복고 열풍에 기댄 뉴트로 형태로 존재하거나 분식으로 자리잡았기에 현실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쉽지 않다. 6. 서울에서 경남 사천의 삼천포까지 먼 길을 달려 내려왔지만, 그래서 한끼는 당연히 레스토랑 호수에서 정통 경양식을 경험하는 것으로 진작 마음 먹었더랬다. 주문한 음식은 함박스테이크와 돈까스이다. 해당 메뉴에는 식전 음식인 스프, 별도 접시에 제공되는 샐러드, 밥과 김치, 식후 음료가 포함된다. 7. 먹거리 가성비가 뛰어난 삼천포에서 과연 이 가격(함박스테이크 17천원, 돈까스 15천원)이 합리적일까 의심했는데 야채스프는 토마토 베이스로 감자와 당근, 샐러리 등을 넣고 뭉근해질 때까지 정성 들여 끓인 것이고, 샐러드는 비트채와 샐러리, 오이 등 맛과 식감, 컬러감을 고려해 담아냈다. 모르면 비싸다고 오해할 수 있으되 음식에 담긴 70대 노주방장의 정성을 감안하면 오히려 이런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8. 소스가 자글자글 끓여나오는 함박스테이크는 돼지고기를 섞지 않고 오로지 다진 소고기만을 이용해 구워냈다. 부드라운 식감과 써니사이드업으로 부쳐낸 계란 후라이, 마카로니와 완두콩, 당근 가니쉬의 조합은 단순히 맛있다라는 감상을 넘어 묵직한 내공이 느껴진다. 9. 돈까스는 고르게 펴낸 고기와 튀김옷의 두께 비율이 좋은데다 흡착도가 좋아 튀김옷이 따로 놀지 않는다. 복고 열풍에 기대 최근 급부상 중인 돈까스 식당의 소스는 과하게 달콤 새콤한 강한 맛이 특색인데, 레스토랑 호수의 소스는 과하지 않게 돈까스의 맛을 한층 더 맛있게 느낄 수 있도록 튀지 않고 지원해주는 역할을 한다. 10. <아는만큼 보인다>고 돈까스 플레이팅을 보면 기사식당이나 뉴트로 경양식당과 확연히 다른 점이 보인다. 우선 첫번째는 가니쉬 위에 돈까스를 얹어 바닥에 닿지 않게 했다. 튀겨낸 후 충분히 기름을 빼냈겠지만 단면을 바닥에서 띄움으로써 접시 바닥의 소스와 반응하여 눅눅해지는 것을 방지했다. 두번째는 소스의 양이다. 돈까스의 주연은 돈까스이지 아무리 맛있게 만들었다고 해도 소스가 주연일 수는 없다. 주방장은 소스의 양을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양을 조절하여 돈까스에 뿌려 마지막 한입까지 맛있도록 설계하였다. #폐업식당
레스토랑 호수
경남 사천시 나무전길 16 Live 2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