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구청진동 #병천유황오리 #훈제유황오리샤브샤브 * 한줄평 : 삼겹살에 질린 광화문 직장인을 위한 안내서 1.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중 하나가 남의 지갑에서 돈을 빼오는 일이다. 그래서 직장인은 늘 힘들어 오늘 하루 지친 나를 위한 위안거리에 목말라 있다. 등산과 낚시, 골프 등 누구는 하고, 누구는 하지 않는 것들보다는 누구나 평등하게 먹어야 하는 삼시세끼가 대부분의 직장인을 위한 위안거리가 되니 우리는 이런 행위를 일컬어 <회식>이라 부른다. 2. <푸틴이 쏘아올린 미사일>이 역시나 일상 생활 곳곳에 <물가 상승>이란 나비 효과로 돌아왔다. 퇴근길 가볍게 ‘삼겹살에 소주 한잔’이 이젠 전혀 가벼운 가격이 아니게 되어 버렸다. 광화문 블럭의 돈육 식당 평균 가격이 일인분 150g, 17천원이다. 이야기에 가속이 붙어 소주가 한병 두병 늘어가고, 고기 주문이 추가로 들어가면 4인 기준 20여만원 가까이 나오는 것은 예사이다. 3. 도심에선 흔치 않은 스팀오리를 한국식으로 먹을 수 있는 <병천유황오리>는 광화문 직장인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은 식당이다. 4. 4인 기준 오리 한마리 54천원이고, 삶은 부추와 깻잎 등이 함께 제공되는데 오리고기 한점을 깻잎에 말아 겨자 소스에 찍어먹으면 배도 든든하고 입맛도 확 돈다. 삼겹살처럼 누군가 한명이 계속 뒤집어야 하지도 않고, 구워놓고 시간이 지난다고 육즙이 마르지도 않으니 오히려 가성비와 편의성 등에서 삼겹살보다 한참 앞서나간다. 5. 시간이 지나며 오리고기에 올라온 스팀으로 오리 기름이 육수로 빠지는데, 마무리는 이 육수에 말아먹는 들깨 칼국수이다. 6. 소주에 오리고기 먹다보면 중간에 김치 콩나물국 나오는 타이밍도 기가 막히다. 콩나물 특성상 이미 끓여놓은 국을 내주는 것이 아니고 어느 타이밍에 식당내 테이블에 일괄적으로 국이 나가는 것 같은데 칼칼한 국물이 쓰린 속을 해장시켜 주며 소주를 추가 주문하게 한다.
병천 유황오리
서울 종로구 삼봉로 68 신영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