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동 #오렌지김밥 #소불고기김밥 * 한줄평 : 여행자의 음식, 김밥에 관한 단상 • 이른 아침 길을 떠나는 여행자의 간편식, 김밥 • 김밥의 대중화와 프리미엄화에 대한 정보 • 김밥으로 홍제동에 3호점까지 낸 김밥 맛집 1. 아무 것도 하지 않을 자유를 누리기 위해 캠핑 의자를 구매했다. 눈으로 풍경을 담고, 몸으로 바람을 느끼기 위해 굉장히 아이러니하게도 소비를 했다. 무언가를 하지 않기 위해 또다른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도시인의 껍질을 몇 시간이나마 벗기 위해 인천의 어느 섬으로 출발했다. 2. 낯선 곳에서 홀로 주인장 눈치보며 혼밥하느니 가져간 음식이 김밥이다. 지금이야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대중화된 간편식이지만, 김의 대중화가 이뤄진 시기는 일본에서 양식 기술이 수입되어 양산된 김이 대량 공급되었던 1980년대 전후이다. 그 이전 우리네 간편식은 주먹밥과 떡 등이 있었으나, 밥과 다양한 재료(햄과 단무지, 시금치 나물 등)을 김으로 싸 한입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김밥이 대중화되며, 김밥은 여행자의 간편식으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3. 간편식이라고는 하나 대여섯가지의 속재료를 손질해야 하니 내가 국민학생이던 당시 1980년대만 하더라도 김밥은 소풍이나 수학여행같은 특별한 날의 이벤트 음식에 가까웠다. 4. 그러다 IMF 이후 2000년대 초반 김밥천국의 천냥김밥이 등장하며 김밥은 일상식이 되었고, 2010년 전후 고봉민김밥을 필두로 리김밥, 로봇김밥 등의 등장으로 김밥의 프리미엄화가 진행된다. 5. 가격으로보나 들어가는 정성으로 보나 이제 김밥은 간편식도, 일상식도 아니니 길을 떠나는 여행자의 필수품도 아니게 된다. 여기에 전국 방방곡곡 오지마을을 가더라도 맛집은 어디서나 존재하게 된 것도 단단히 한몫을 했다. 6. 이른 아침 길을 떠나는 여행자가 찾질 않으니 김밥집의 영업시간 역시 이르면 8시, 혹은 직장인의 점심 시간에 맞추어 11시에 오픈하는 곳도 적지 않게 되었다. 7. 홍제동 인왕초등학교 인근 자리잡은 <오렌지김밥>은 그래서 여전히 여행자의 음식을 판매하는 김밥집이다. 인왕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많은지 무려 05시경 오픈하여 손님을 맞이하는 부지런한 식당이다. 8. 소불고기 김밥과 참치 김밥을 주문했는데, 속재료가 가득한 프리미엄형 김밥에 가까우나 밥의 양도 적지 않아 든든하게 한끼니 때울 수 있다. 9. 소불고기 김밥은 들어가는 재료에 비해 맛은 오히려 담백한 편이다. 김밥 속재료를 각기 양념하다보면 전체적인 간은 오히려 강해 맛을 해치기 쉬운데, 오히려 맛소금을 좀 더 사용했더라면 더 맛있었을텐데라는 생각이 들만큼 화학조미료의 사용을 배제하고 담백함을 추구하였다. 참치김밥은 재미있게도 마요네즈의 사용이 과하다. 그러나 오히려 참치의 비린맛을 잡아주는데다 개인적으로 워낙 좋아하는 식재료여서 오히려 소불고기김밥보다 더 맛있게 먹었더랬다.
오렌지김밥
서울 서대문구 세무서길 43-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