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검색으로 얻어걸린 식당인데, <참숯에 김을 구워 고기를 싸먹는> 컨셉이 신기해서 방문.. 여러 음식을 싸서 한입에 먹는 이른바, <쌈> 문화는 서양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음식 문화인데.. 이를테면 서양에서는 완성된 조리 음식 하나하나의 맛을 즐긴다라고 하면, 우리의 음식 문화는 섞고, 비비고, 싸먹는 <융합> 개념의 섭취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황교익 선생은 수요미식회에서 <쌈>은 이 맛도, 저 맛도 아닌 아주 안 좋은 미식 방법이라 했지만.. 쌈은 고려 공녀들이 원나라에 끌려가 향수를 달래며 먹었던 유서 깊은 우리네 음식 문화이자 채식과 육식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균형잡힌 식단이라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가게 한켠에 <참맛집>이라 <참숯>을 쓴다는 아재 개그 한 구절이 있는데, 자리에 배정받고 반찬이 셋팅되고, 숯이 들어오면 그 참숯에 <김>을 구워놓는다. 그리고 그 김에 깻잎을 깔고 고기 한점 + 숨죽은 파채 한 젓가락 놓고 먹으면 굉장히 맛있는 한입이 된다. 역시나 이 집에서도 메뉴 고민없이 모든 메뉴를 다 섭렵했는데.. 1인 150g 살치살(4만원)은 고기의 마블링도 뛰어나고 맛도 좋은데, 이 정도 퀄리티의 고기는 석쇠가 아닌 무쇠판에 숙련공이 직접 구워야 하는데, 아무래도 <밥집>보다는 <술집>에 가까운 식당이다보니 <직접+석쇠 구이>로 먹어야 하는 것이 좀 아쉬운 부분.. 그리고 다들 아시겠지만, 살치살은 쌈싸먹는거 아닙니다. ㅋ~ 김에 싸먹는 고기는 갈비살(15천원)과 안창살(16천원)인데, 청양고추가 들어간 이 집만의 비법 간장 소스에 찍어먹으면 무척이나 맛이 있다. 후식으로 먹은 라면국수와 비빔라면도 막판 한병 더 먹기 좋은 안주였고.. 이 집에서 가장 가성비가 좋았던 메뉴는 <소 갈비 껍데기>! 돼지 껍데기는 먹어봤어도 소 갈비 껍데기라는 메뉴가 생소해서 주문해봤는데, 갈비살의 <근막>으로 추정되는 부위인데 질겅질겅 쫀득쫀득 씹히는 식감도, 이 집의 비법 간장 양념에 배인 껍데기 자체의 질도 꽤나 훌륭했다.
참맛집
서울 서대문구 경기대로 82 광산빌딩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