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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평 : 편안한 공간에서 즐기는 제주 향토음식 1. 제주는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섬지역 특성상 본연의 문화를 대부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아마 제주가 여행지로 사랑받는 이유가 하늘을 날아 방문해야 하는 장소라는 특별함에 이 지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독특한 음식문화 그리고 감성이 더해져 있기 때문은 아닐까. 2. 제주에서 경험할 수 있는 향토 음식을 꼽으라면 돔베고기, 흑돼지 구이, 오메기떡, 몸국과 각재기국, 보말죽 등이 있지만 의외로 <보리빵>은 너무 흔한 식재료로 만들어서 그런지 쉽게 건너뛰어버리곤 한다. 3. 제주는 현무암 지대라 벼농사가 어려웠던 곳이다. 농업용수 뿐 아니라 식수의 수급조차 어려웠던 지역이니 실제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한켠에는 물동이로 사용했던 옹기 전시 코너가 따로 있을 정도이다. 그렇다보니 쌀보다는 보리와 차조(오메기) 등 밭작물이 주식이였던 곳이다. 제주 보리빵은 이런 지리적 특성 외 <역사성>까지 품은 음식이다. 4. 이 음식의 기원은 고려시대 원나라 사람들이 제주에서 말을 키우며 먹던 <상화병>이 제주 민간으로 전해져 <상애떡>이 되었고, 이는 다시 근현대 제빵 기술이 접목되어 지금 우리가 먹는 <제주 보리빵>이 되었다는 유래가 가장 설득력있다. 5. 제주에서 보리빵을 취급하는 곳 중 유명한데가 애월에 자리한 숙이네와 조천이 본점인 덕인당이다. 마침 이 투박한 빵을 카페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 곳이 있다하여 방문한 곳이 <덕인당 소락>이다. 6. 이 공간은 음식의 특성을 투영하고 있다. 바다도 보이지 않고 접근성이 좋지도 않다. 요즘 유행하는 과도한 인스타 감성도 최대한 절제되어 있다. 심지어 공간의 활용조차 장사하는 사람 입장에선 비효율적이다 싶을 정도로 허허롭다. 7. 그러나 바로 그런 점이 이 투박한 빵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매력 포인트이다. 입맛을 확 당기는 달콤함이나 눈길을 잡아끄는 화려함과는 먼 제주보리빵과 카페 공간은 묘하게 닮아있다. 8. 먹을 땐 비록 “와~”하는 감탄사는 없었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음미하게 만드는 편안함이 있다. 참고로 이 곳에서 내가 제일 맛있었던 한입은 쑥우유와 쑥찐빵의 조합이다. 으슬으슬 추위를 느끼고 있다면 비타민 가득 담긴 귤피차도 권할만하다.

덕인당 소락

제주 제주시 중앙로 45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