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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4년

* 한줄평 : 차 안에서 순삭, 김영모 바게트 샌드위치 1. 그을린 골드 컬러로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이라 하면 누구나 <바게트>를 떠올릴 것이다. 제빵 문화의 본산격인 프랑스에서, 프랑스를 대표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는 굳이 “한국하면 김치”라는 비유를 들지 않더라도 충분히 인지할 수 있다. 2. 바게트는 밀가루와 소금, 물과 효모라는 단 4가지 재료로 만들어내는 마법같은 빵이다. 인위적인 맛을 내는 별도 재료가 들어가지 않다보니 반죽과 숙성, 굽기라는 기본기만으로 특별한 맛을 내기가 쉽지 않다. 3. 그런데 특별한 바게트를 <파티쉐리 김영모>에서 만났다. 자택과 직장이 모두 강북이다보니 강남에서만 업장을 운영하는 김영모 명장의 빵을 그간 경험할 기회가 없었다. 매장 정보 없이 방문했지만, 편한 옷차림의 슬리퍼 끌고 나오신(?) 동네 주민들로 추정되는 분들 따라 바게트 샌드위치와 몽블랑을 쟁반에 담았다. 4. 마침 식사 시간이 지났는지라 차에서 맛이나 보자며 빵을 꺼내들었는데, 아내와 둘이 금방 끝장을 내버렸다. 바게트의 크런키한 식감, 화이트 소스의 기분좋은 신맛, 신선한 햄과 양상추 등의 단순한 조합이 정말 정말 대단했다. 5. 현지의 맛과 분위기를 구현했다는 좋은 평가를 받는 여러 베트남 식당에서 <반미>를 경험했지만, 음식을 먹으며 이정도의 행복감을 느낀 적은 없다. 6. 단맛이 과도하다며 호불호가 있는 김영모 제과점의 시그니처인 <몽블랑>도 나와는 극호이다. 몽블랑은 불어로 <눈 덮힌 하얀 산>을 의미하며, 실제 봉긋 솟아오른 모양의 페스트리이다. 달짝지근한 겉면과 푹신한 겹겹 속살이 조화롭다. 그냥 설탕덩어리 단맛이 아니라 겹겹마다 시럽과 버터의 풍미가 녹아있어 기분좋은 느낌을 준다. # 추가잡설 1982년 개업한 김영모 제과점은 제빵업계애서 처음으로 본인의 이름을 상호로 사용한 곳이다. 1980년대 초반이면 사자소학에 나오는 “신체발부 수지부모”의 사상이 아직 남아있던 보수적인 시대이다. 하물며 부모가 지어준 이름이야 더 말할 것이 없다. <이름을 걸고 장사하는 노포>는 기본적으로 실패 확률이 적고,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경험치이다.

김영모 과자점

서울 강남구 남부순환로 2927 대치 클래시아 1층 108, 109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