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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찬
추천해요
4년

* 한줄평 : 냄새와 기억, 푸르스트 효과 후각 신경에서 뇌로 정보가 전달되는 방식은 시각이나 촉각보다 훨씬 강력하다고 합니다. 실제 후각 능력은 기억과 관련된 질환과도 밀접한 관계이며, 냄새가 맡아지지 않는 증상은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의 초기 증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잊고 살았는데, 길거리에서 스쳐 지나간 사람의 향수 때문에 그 사람의 기억이 물 밀듯 솟아올라오거나 자동차 시트의 새 가죽 냄새에서 어린 시절 아버지가 구매한 첫차가 문득 생각나기도 한 경험이 다들 있을겝니다. 이 식당이 자리한 양평 옥천면 어느 산자락은 지금 단풍이 알록달록 절정입니다. 식당 마당엔 세월을 먹고 자란 나무가 있고 모과와 감이 오롯이 익어갑니다. 마당엔 주인장께서 커다란 가마솥을 마치 화로처럼 활용해 참나무 장작이 기분좋게 타들어갑니다. 타닥타닥 장작이 타들어가는 소리, 뭉게뭉게 피어나는 하얀색 연기, 그 안에 섞여진 장작불 냄새 등이 맡아지며.. 문득 기와 고택에 살던 유년 시절 할아버지방 아궁이에 불 때던 기억, 뭔가 많이 좀 추스려야 해서 떠났던 안면도 여행 중 새벽 갯벌에서 맡았던 장작불 냄새 등이 어우러져 잠시 나만의 세상에 빠졌습니다. 식당은 멍석, 가래, 두레박 등이 전시되어 있어 작은 민속 박물관같습니다. 뒷산에서 채취한 듯한 좋은 재료로 만든 담금주도 가득합니다. 천장은 오래된 한자책으로 도배되어 있고 애자로 전기 배선을 한 것이 유년 시절 추억에 젖게 합니다. 음식도 당연히 맛있습니다. 누룽지 닭백숙도 훌륭했지만, 오히려 제 마음에 쏙 들었던 것은 김치전입니다. 메뉴명은 김치전이지만 실제로는 고추장을 넣은 장떡입니다.

예사랑

경기 양평군 옥천면 용천로 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