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 콘판나 진짜 끝내준다. 11월 한정 메뉴라는 비체린은 초콜릿+에스프레소+우유거품+생크림을 층층이 쌓아서 무엇을 추구하고 싶었는지는 알겠는데, 볼륨이 너무 커서 조심조심 마시게되고 그래서 이도저도 아닌 경험이 되었다. 그렇지만 콘판나는. 조그마한 에스프레소 잔에 싱글샷, 그리고 생크림이 올라간다. 이건 오랜시간 천천히 함께 하며 조금씩 마시는 것이 아니다. 잔에 입술을 갖다대면 약간 서늘하고 달콤한, 쫀쫀한 크림이 닿는다. 그대로 마음을 굳게 먹고 잔에 있는 모든 것을 빨아당겨야 한다. 나도 모르게 충동적으로 하얗게 빛나는 탐나는 목을 끌어당겨 키스마크를 찍듯이. 크림과 에스프레소 샷이 한꺼번에 입술을 훑고 지나가는 순간의 그 확신과 배덕을 즐긴다. 부드럽고 달콤할거야. 그렇지만 뜨겁고 쓰겠지. 그럼에도 중요한 건, 그 순간 그 결단 없이는 그저 크림과 커피일 뿐이라는 것. 그렇게만 맛볼 수 있는 어떤 감각이 있다는 것. 그래서 나오기 직전 한 잔 더 청해 마셨다. 단숨에.
오이트 에스프레소바
강원 춘천시 서부대성로 69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