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쁜지
4.0
1일

연남으로 갈까요, 홍대쪽으로 갈까요, 차라리 연희동으로 갈까요 고길동 형님이 어딘가에서 부르시던 그 노래 가사처럼, 이 동네를 걷다 보면 사람 마음이란 늘 세 갈래 길목에서 서성이고 맙니다. 그럴 때마다, 마치 “그래, 일단 여기서 숨 한번 고르고 생각하자” 하고 손짓하는 듯한 가게가 하나 있으니, 연남에서 길 잃기 직전의 나침반 같은 존재, 바로 코메아벨렘입니다. 상호가 영 수상해 호기심을 못 이기고 찾아보니, 뜻은 대략 “벨렘에서 먹는 듯한”이라 하더군요. 그런데 이게 또 살짝 비틀어져 있어 재미가 있습니다. 벨렘은 포르투갈 리스본의 그 유명한 파티세리 벨렘을 가리키는데, 정작 “코메(Comme)”는 프랑스어라니요. 그러니까 말하자면, 프랑스어로 포르투갈 리스본의 벨렘에서 먹는 듯한… 이토록 장거리의 언어 환승을 거쳐 도착한 이름이라니, 참으로 도시 사람다운 교양의 장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리스본의 그 파티세리 벨렘이라는 곳이 에그타르트의 원조급이며, 리스본의 다른 타르트들과는 또 다른 독창성이 있다고들 말하긴 합니다만, 이런 이야기는 대개 “그렇다고 알려져 있다” 정도의 결로 우리 귀에 들어오지요. 확신은 늘 한 발 늦게 도착하고, 소문은 언제나 먼저 달려옵니다. 여튼 이 집이 하고 싶은 말은 분명합니다. “우리는 그 원조집의 스타일에 최대한 가까이 가겠다.” 그리고 그 다짐은, 타르트 한 입에서 꽤 설득력 있게 드러납니다. 껍질은 제법 견고한 파이처럼 버티고 서 있는데, 그 속살은 겹겹이 쌓인 크러스트가 단단한 밀도로 눌려 있고, 거기에 살짝 태운 듯한 계란의 향이, 어쩌면 ‘계란 맛이 확’이라고밖에 표현할 길이 없는, 직선적인 기세로 치고 올라옵니다. 특별히 기교를 부리기보다, “나는 이런 맛이다” 하고 똑바로 고개를 드는 타르트. 그래서 언제 먹어도 좋습니다. 가끔은 달콤함이 위로가 아니라 확인이 되기도 하니까요. 다만 커피는 좀… 싶긴 합니다만, 뭐—3,000원이니까요. 이 도시에서 3,000원은 때로 맛이 아니라, “있어 주는 것”에 대한 요금이기도 하니까요.

코메아벨렘

서울 마포구 동교로46길 42-3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