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쁜지
4.0
6일

죠앤도슨 회사의 두 번째 브랜드, 도부. 죠앤도슨이나 도부의 음식 자체에는 대체로 만족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 회사의 네이밍과 브랜딩에는 다소 얄팍함이 있다고 느낍니다. 죠앤도슨은 『작은 아씨들』의 조(Jo)와 『타이타닉』의 잭 도슨(Jack Dawson)을 합친 이름이죠. 결국 대표가 좋아하는 취향을 발산한 네이밍이라는 건데, 여기까지는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설령 그 네이밍이 브랜드의 어떤 요소와도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더라도요. 문제는 도부입니다. 도부(到付)는 뜻이 여러 가지인데, 착불이라는 의미도 있고 행상(도부하다)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제 추측으로는 착불보다는 행상 쪽을 의도한 것 같고, 실제 가게 소개에서도 “행상이 하루 종일 돌아다니다가 밤에 들러 쉬는 곳”이라는 브랜딩을 표방하더라고요. 그런데 이런 이름이 터미널이나 시장 근처처럼 맥락이 맞는 장소에 붙어 있다면 몰라도, 연남동 한복판에서 이 콘셉트는 그냥 대충 갖다 붙인 느낌이 강합니다. 굳이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이겁니다. 브랜딩은 한식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대표 메뉴인 솥밥을 제외하고는 한국적인 요소가 거의 없습니다. 게다가 생선을 밥과 함께 조리하는 방식은 한식이라기보다 일식에 더 가깝죠. 물론 찾아보면 지방에 실치나 은어를 넣고 지은 밥 같은 사례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도부가 그런 향토음식을 참고했다기보다는, 누가 봐도 일본의 가마메시·타이메시·사바메시에서 영감을 받은 “고등어 솥밥”이라고 느껴집니다. 또, 사시미로 내주는 방어 두 피스에 과일과 산뜻한 소스를 올린 구성이라든지, 한식과는 연결고리가 희미한 유린기도 그렇습니다. 게다가 그 유린기는 전통적인 중국식이라기보다 일본식 중화풍 유린기에 가깝고요. 장국 역시 한국식 된장과 일본식 미소의 중간쯤 되는 스타일입니다. 결국 사실상 일식을 내면서 한식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이는 지점이 생깁니다. 물론 이런 점들이 음식의 맛과 직결되는 건 아닙니다. 가격 대비 연남동에서 이 정도 식사를, 이렇게 잘 관리된 업장에서, 굉장히 능숙한 접객 서비스까지 받으며 할 수 있는 곳은 찾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더 아쉽습니다. 시그니처 솥밥도 굳이 고등어, 그것도 일본식 조리법에 기대기보다 다른 방식으로 얼마든지 풀어낼 수 있었을 텐데요. 방어에 배를 올린 발상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유린기, 그것도 일본 중화풍 유린기는 솔직히 좀 그렇습니다. 굳이 이런 잔재주를 부릴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물론 최근 연남동 트렌드가 일식 다이닝보다는 밝은 분위기의 한식 다이닝 쪽에 더 기운 것도 사실이죠. 그런데 잔재주를 부릴 거라면, 차라리 더 치밀하고 설득력 있게 밀어붙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도부

서울 마포구 동교로51길 77-1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