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를 잘못 타서 도착한 개봉동. 평생 이 동네를 또 올 일이 있을까 싶어 밥이나 먹고 가자 하고 동네 맛집을 찾아보는데… 쉽지 않군요. 그런데 의외로 보물 같은 냉면집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황가네 함흥면옥은 대로변 골목 안쪽에 숨어 있습니다. 가게 구조나 분위기는 80~90년대 초반 식당 같은 느낌. 오래 살아남은 식당은 확실히 그만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회냉면을 주문했는데 회와 오이채, 면까지 양이 꽤 됩니다. 육수도 자박하게 들어가 있어서 슥슥 쓰까보는데, 뭐가 많으니 비비는 느낌부터 좋습니다. 회도 자잘하지 않고 큼지막합니다. 무엇보다 이 집은 유독 면이 좋습니다. 면만 따지면 오장동보다 나을지도. 얇고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하고, 나이 드신 분들도 부담 없이 씹을 정도입니다. 후루룩 올리는 느낌도 좋고요. 단맛이 적지는 않지만 새콤함이 먼저 들어와 무겁지는 않습니다. 감칠맛은 상당히 강해서 제 입에는 뒤로 갈수록 약간 짜게 느껴졌지만, 자극적인 맛을 좋아한다면 꽤 만족스러울 회냉면입니다.
황가네 함흥냉면
서울 구로구 개봉로 52-1 1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