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국내 최고급의 갓성비> 외포항은 멸치코스요리가 유명한 곳인데, 10곳 남짓 모여있는 횟집들 사이에서 외포9번횟집이 현지인들의 원픽 횟집인 것으로 파악된다. 계절별로 다른 코스가 나오는데 이 동네는 봄에 가장 선택권이 풍부하다. 봄엔 멸치, 도다리 위주고 곧 다가오는 여름엔 하모(갯장어) 코스가 시작된다. 멸치코스요리는 1인분에 20,000원인데 방문한 날 따라 10% 할인을 하고 있었다. 기대한 것보다 훨씬 훌륭했다. 18,000원으로 먹을 수 있는 세계최강 급의 갓성비를 누렸다! 사진엔 다 담지 못했지만 멸치회무침, 멸치튀김, 멸치젓갈, 멸치찌개를 포함한 각종 산지의 반찬들이 상을 가득 채웠고 구이를 먹고 싶다고 했더니 히든 메뉴로 1만원에 뽈락 등 15cm 크기의 잡어 네마리를 구워주었다. 이럴 땐 잡어가 꿀인데 전재료가 필연적으로 자연산이기 때문이다. 모든 음식이 신선하고 맛이 훌륭하거나 최소 괜찮은 편이었다. 일단 재료가 먹고 들어가고 요리실력도 전혀 시시하지 않은 곳이다. 타운 횟집이 늘어선 지방의 항에서 우리는 요리에 대해 큰 기대를 하지 않게 되지만, 가끔 일반 횟집 급의 정성을 넘어선 곳이 있는데 그 디테일이 주는 감동은 산지의 바이브에 한줄기 빛과 같은 메리트를 부여하며 기억 속에서 확실하게 차별성을 획득한다. 멸치관련 요리들은 모두 흠잡을 데 없이 좋았고, 특히 멸치찌개와 멸치회무침은 소주를 사랑하는 이들의 베스트 프렌드가 되어줄 것이다! 입구에 치자열매가 걸려있딜래 무엇에 쓰는 것이냐고 물어보았더니 멸치튀김과 죽순을 노랗게 물들이는데 인공 색소 없이 치자 열매를 쓴다고 하셨다. 남부지방에서 원래 치자열매로 차도 잘 다려먹고 하는데 확실한 지역색을 느낄 수 있어서 행복하였다. 제주도의 멜튀김, 멜조림과 비슷한 듯 다르고 기장의 멸치회 문화와도 비슷한 듯 다른 거제도 외포항만의 멸치 코스 컬처에 떨림과 울림을 느꼈다.
외포9번횟집
경남 거제시 장목면 외포5길 64 1층